이러다 '이웃앙숙' 될까 우려

경북과 대구의 각종 대형사업이 님비(NIMBY·내 뒷마당에는 안 된다)와 핌피(PIMFY·수익성이 있는 사업은 내 지방에 유치) 현상으로 “순탄한 사업이 없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고령·성주가 남부내륙고속철도 역사 유치를 두고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남부내륙고속철도는 4조70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김천에서부터 성주~고령~진주~거제를 잇는 총연장 172.38㎞로 오는 9월 국토교통부 기본계획 수립에 이어 내년부터 2년간 실시설계를 거쳐 2022년 착공예정이다. 국가균형발전 예비타당성 면제사업이다.

고령군과 성주군은 전체 철도노선 구간 가운데 5개 역사가 경남에만 집중된 KDI 분석 내용을 두고, 지역 균형발전의 본래 목적을 역행하고 있다며 반발하는 등 경북지역 역사유치에는 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각각의 유치 당위성을 내세우며 경쟁 관계로 발전되고 있다.

이들 두 자치단체의 경쟁적인 과열 분위기는 도시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진입도로 주변은 물론이고 주요관광지와 마을 입구 등에는 어김없이 각각의 역사유치 당위성을 함축한 현수막이 대거 내걸렸기 때문이다. 심지어 대구 등의 외부도시에도 광고 등을 통해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역사유치위원회 구성을 통해 민간주도의 분위기를 띄우는 한편 향우회와 중앙인맥 등의 협조를 이끌어 내는 등 광범위한 활동을 벌이면서 자칫 감정관계로 악화될 우려까지 낳고 있다.

마치 사활이 걸린 듯 역사유치전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출구 없는 일방통행의 역사유치를 바라보는 일각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양 군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출혈 없는 상생발전의 기틀을 마련하는 지혜를 모으면 좋겠다는 금쪽같은 조언을 새겨들어야 할 것”이란 목소리도 점차 높아가고 있다.

따라서 역사 유치를 둔 핌피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설계가 바탕이 돼야 하며, 이는 이해 지자체 간의 소모적 갈등을 해소하는 첩경이 될 것”이란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 경북도는 남부내륙고속철도 경북구간 역사 설치 외 2개소 사전 타당성조사 용역을 거쳐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를 7월 중에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이어 시행 주체인 국토교통부는 2022년 3월 착공해 2028년 준공계획이다.

권오항 기자
권오항 기자 koh@kyongbuk.com

고령, 성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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