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년 선생의 의로운 삶 가슴에 새겨요"

문경사람들 41명이 지난 8일 한말 의병전쟁의 횃불인 문경출신 운강 이강년 의병대장 충북 제천시 전적지 답사를 다녀왔다.

운강순국기념사업추진위원회 황용건 사무국장이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이해 마련한 순수 민간행사였다.

순수민간행사라는 소식에 신영국 문경대 총장이 학교 버스를 제공했다.

문경에서 출발한 이들을 비롯해 운강 의병대장 전문가인 세명대 구완회 교수와 민족문제연구소 제천지회 회원, 운강 의병대장 종회인 청권사 관계자, 운강기념사업회 이순규 회장과 임원, 주변 마을 사람 등 70여 명 답사단은 이날 운강 의병대장이 일본군에 붙잡힌 마지막 전투지 결매령 계곡을 걸어서 답사를 시작했다.

화창한 날씨 속에 30분 정도를 걸어 고개 마루 밑에 도착한 일행은 구완회 교수의 당시 상황 설명에 눈시울을 붉혔으며, 111년 전 선생이 울부짖던 울분과 탄식을 느꼈다.

이곳 작성산 골짜기는 운강의 마지막 전투지이자 피체된 곳이다. 운강 이강년 의진 70여 명은 1908년 7월 2일 오전7시 이곳 절매재(제천시 금성면 포전리에서 단양군 적성면 상원곡리로 넘어 가는 고개) 작성산 골짜기에서 일본군경의 추적 공격을 받고 2시간에 걸쳐 항전했다.

그러나 이 전투에서 도선봉, 하한서를 비롯해 7명의 장졸이 전사했고, 운강은 발목에 부상을 입고 피체됐다.

피체된 운강은 제천경찰서 충주수비대를 거쳐 용산헌병대로 이송됐고, 9월 22일 경성공소원에서 교수형을 선고받고 10월 13일 피체 석 달 열흘 만에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했다.

이 과정에서 주변 마을사람들은 의병대장의 피체 이송현장을 목격했고, 그 광경은 수십 년이 흐른 1989년에도 이어져 제천시 금성면노인회가 면사무소 앞 체육공원에 ‘의병대장 운강 이강년 선생 전적 추모비’를 세워 놓았다.

답사단은 이어 제천의 황학수 독립운동가 거주지를 거쳐 운강 의병대장이 의병활동을 계획하고, 나중에 창의사실기 등을 편찬했던 진주강씨 강학공간인 ‘박약재(博約齋)를 답사했다.

제천의병의 창의지인 자양영당(紫陽影堂), 제천의병전시관을 찾아 운강 의병대장이 의기를 세우고, 그 기개를 널리 알린 현장을 견학했다.

이날 전국에서 찾아온 사람들 중 경기도 안성의 4.1독립항쟁을 선양하고 있는 단체와 경기도 용인 오석 김혁 장군 유족들이 찾아와 관련 자료와 떡, 음료수를 제공하기도 했다.

황용건 사무국장은 “한말 의병전쟁 횃불 운강 이강년 의병대장 전적지 답사를 통해, 선생의 의(義)로운 삶을 찾아 문경인(聞慶人)의 정신으로 승화시키고자 이 일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다음 전적지 답사는 8월 10일, 단양군 대강면에 있는 운강 전적지인 도솔봉과 묘적봉이다.

 

황진호 기자
황진호 기자 hjh@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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