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9일 오후 영천 은해사를 방문해 회주 법타스님과 돈명 스님(성보박물관장) 등과 합장을 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의 상생발전을 주장하며 대권행보를 본격화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9일 경북·대구 대표 사찰인 조계종 제10교구 본사인 영천 은해사를 방문해 환대를 받았다.

예전 대구지방검찰청에서 검사로 근무하던 1982년 이후 37년 만에 은해사를 다시 찾은 박 시장은 회주 법타스님과 돈명 스님(성보박물관장), 돈관 스님(은해사 주지) 등과 환담을 나누며 “오랜만에 방문한 은해사 분위기가 참으로 안온한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사찰 방문 즉시 대웅전 격인 대적광전을 참배한 박 시장은 이후 주지실로 이동해 불교계 지도자들과 큰절로 예를 갖춘 뒤 자신의 고향인 창녕과 군위 삼국유사 등에 대해 담소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돈명 스님은 “(우리나라) 제일 큰 수도를 이끄시는 분이라 예전과 많이 달라지셨다”고 덕담을 건넸고, 이에 박 시장은 “(환대)너무 고맙다. 제가 조선시대 이후 서울시장(3선)을 제일 오래 한 사람입니다”라고 답해 폭소를 자아냈다.

돈명 스님은 또, “이제 내공이 많이 쌓이셨으니 겸손하게 국민과 나라를 위해 계속 봉사해 달라”고 요청했고, 박 시장은 “스님들이 만들어 주시면 열심히 하겠다”며 대권 의지를 은근히 내비쳤다.

박 시장은 특히, 큰 스님들과 담소 도중 비구니스님 이야기가 나오자 “제 와이프가 (비구니 스님들) 인기가 많다. 내 팬들을 모두 다 끌고 가서 ‘선수교체’하라는 말도 나온다”며 농담을 건네는 등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어 박 시장과 스님들은 공양간으로 이동해 은해사측이 준비한 사찰 요리로 점심식사를 함께 한 뒤 경내 곳곳을 돌며 성보 문화재를 둘러보고 신도들과 대화를 나누는 등 스킨십을 이어갔다.

지난 7일 오후 경북도청을 방문해 상생발전을 위한 교류협약을 맺고 이후 영주시·영양군·영천시 등을 돌며 기초단체장 및 지역 인사들과 지방소멸이라는 국가적 위기를 함께 이겨내기 위한 지속 가능한 교류협력 동반자로서 공존과 상생을 강조한 박 시장은 은해사 방문을 마지막으로 2박 3일 일정의 경북·대구 방문을 마무리 했다.

한편, 박 시장의 은해사 방문과 관련해 최측근 인사는 “지방과 수도권, 도시와 농촌이 함께 공존하고 잘 살 수 있는 방안을 찾는‘지방상생’ 행보”라며 대권행보가 아님을 강조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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