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불라 라사' 작품 설치…'자신만의 얼굴' 지닌 학생들로 길러내겠단 교육철학 담아

계명대 성서캠퍼스 본관에 있는 타불라 라사 액자는 학생 모두가 핵심역량을 갖춘 자신만의 얼굴을 지닌 인재가 되도록 길러내겠다는 게명대의 정신이 담겨 있다. 계명대.
계명대학교 성서캠퍼스 본관 로비에는 가로 236㎝, 세로 334㎝ 크기의 백지(白紙) 상태 액자가 있다. ‘타불라 라사-우리가 얼굴을 가질 때까지’라는 제목의 작품인데, 학생들을 자신만의 얼굴을 지닌 인재로 길러내겠다는 교육철학이 담겼다.

1899년 영남 최초로 대구에 설립된 의료기관 제중원(동산병원의 전신)이 계명대의 모태인데, 올해 창립 120주년을 맞은 계명대는 ‘타불라 라사’를 향한 본격적인 실천에 나섰다.

‘계명비전 2025’를 통해 지역과 세계를 향해 빛을 여는 교육혁신 선도대학이라는 목표가 핵심이다. ‘FACE’ 인재상이 방향성을 뚜렷하게 제시하고 있다. 도전성(Frontiership), 윤리성(Altruism), 연결성(Connectivity), 전문성(Expertise)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 도전정신과 자기 주도, 감성역량, 윤리적 가치관, 외국어 구사능력, 국제적 문화감각, 종합적 전문지식, 문제해결능력 등 8가지 핵심역량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최정숙 교육혁신처장은 “융합교육과 취업역량, 학생중심 교육지원서비스 강화 등을 통해 새로운 교육혁신의 장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학생의 성장과 성공에 초점을 두고 교육활동을 펼쳐서 무엇보다 각박한 세상에서 따뜻한 이웃이 돼줄 감성형 인재, 미래 사회를 선도할 창의융합형 인재, 지역의 한계를 벗어나 세계를 향해 나아갈 글로벌 인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5월 20일 오후 대구 달서구 신당동 계명대학교 성서캠퍼스 동산도서관 앞에 학생들이 하늘로 솟아오른 분수 물줄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이 분수는 계명대학교 창립 120주년을 기념해 건립됐다. 경북일보 DB.
계명대는 이미 이러한 인재를 만드는 노하우를 쌓았다. 세계 곳곳에서 계명성(샛별)과 같이 빛을 발하는 17만 동문이 증명하고 있다.

2017년 3월 서울 용산구 4층짜리 다가구주택 화재 때 소중한 시민의 생명을 구한 최길수(37) 소방관은 계명대 사회체육학과 출신으로, LG 의인상을 받았다. 당시 결혼을 앞둔 그는 불이 난 주택에 일가족 4명이 집안에 남아 있다는 사실을 알고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 구출했다. 정작 본인은 탈출 과정에서 화상과 척추골절상을 입어 결혼식까지 미뤄야 했다.

동양인 차별이라는 벽을 넘어서서 미국 뉴욕역사박물관 아트 디렉터로 성장한 시각디자인과 출신의 황지은(40·여)씨, 같은 학과 출신으로 세계가 주목하는 광고 천재로 우뚝 선 이제석(37)씨 또한 ‘FACE’ 인재상의 표본이 되고 있다.

제중원에 뿌리를 둔 대구동산기독병원과 계명대가 통합되면서 120년의 역사가 완성됐고, 치유와 교육을 담당해온 두 기관의 통합은 상호보완적 발전을 거듭해왔다. 동산병원 또한 창립 120주년을 맞아 1041 병상이라는 대규모 대학병원으로 새 역사를 쓰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구멍 하나만 뚫어 로봇팔을 넣어 수술하는 부인암의 단일공 로봇수술을 극찬할 정도다. 동산병원은 하이브리드 수술실 등 최첨단 시설을 갖춘 치유기관으로서 전국 최고 수준의 의료환경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신일희 계명대 총장은 “인구감소로 인한 수험생 감소, 등록금 동결에 따른 재정위기, 4차 산업혁명 시대 산학협력을 통한 인재양성 등 다양한 과제에 직면해 있지만, ‘FACE’ 인재상을 바탕으로 8가지 핵심역량을 가진 인재를 길러낸다는 목표에만 매진하겠다”면서 “지금의 위기 상황을 계명의 기회로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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