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형 일자리사업’창출 사업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 추진 이후 두 번째여서 전국적 관심의 대상이자 지역민이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사업이다. 구미형 일자리 사업은 LG화학이 주축으로 경북도와 구미시가 적극 협조해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 생산 공장을 건설한다는 것이다. 양극재는 2차전지 용량과 출력을 결정짓는 소재로 전체 생산원가의 40%나 차지하는 핵심 요소다.

구미시는 한 때 한국 전자산업의 메카였지만 삼성전자 등 대기업이 속속 수도권과 외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겨가는 바람에 ‘산업의 빈둥지 증후군’이라 할 정도로 심각한 경제 공동화 현상을 겪고 있다. 이런 데다 올해 유치에 올인 하다시피 했던 SK하이닉스 공장 유치의 실패로 절망감이 큰 상황이었다.

이 같은 절박함을 배경으로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장세용 구미시장, 지역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의 초당적인 유치 노력으로 LG화학의 투자를 이끌어 냈다. 경북도와 구미시는 LG화학에 세금감면 혜택은 물론 공단 입주의 편의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인력 확충을 위한 채용지원, 사택 등 복지관련 지원 계획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6000억 원 정도를 투자해 구미에 이 양극재 공장을 지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사업 추진 일정을 보면 내년 1월께 착공해서 1000명 이상의 직·간접 고용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LG화학이 지난 7월 경북도와 구미시로부터 ‘구미형 일자리 투자유치 제안서’를 받고 ‘배터리 양극재’ 공장을 구미에 짓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9일 밝혔다. 그간 청와대 등 정치권에서는 1조 원 이상 투자, 1000명 이상 고용 배터리 셀 공장 건설을 요구했는데 드러난 결과로는 규모가 축소된 듯해서 아쉬움이 남는다.

우려스러운 점 또한 없지 않다. LG전자가 정부의 일자리 창출 압력으로 마지못해 구미 투자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다. 일부에서는 국내 일자리 창출을 위해 경제 논리를 벗어난 대기업의 투자로 지속 가능한 산업활동을 보장할 수 있겠나 하는 것이다. 구미시가 이미 경제 논리의 쓰나미로 LG전자나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 공장이 수도권이나 해외로 빠져나가는 쓰라린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이 같은 지역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확고한 투자 약속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LG화학의 장기적이고 확고한 투자 방향이 정해지면 경북도나 구미시는 물론 경북도민 전체가 LG화학 구미형 일자리 사업의 성공을 위해 가능한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할 것이다. 부지 제공과 인력의 채용 지원은 물론 사택 등 복지 부문에 최대한 협력해서 종사자들이 정주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포스코 건설 당시 포항 지곡주택 단지처럼 LG화학 직원이 거주하는 공원 같은 주거단지 조성 등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LG화학 구미형 일자리의 성공은 경북의 새로운 도약 발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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