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싱키 프로세스 깊은 영감…한반도 평화 쉽지 않지만 인내심 가져야"
"EU를 핵심 파트너로 생각"…하반기 의장국 맡는 핀란드 역할 당부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현지시간) 핀란드 대통령궁에서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과 확대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
핀란드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한반도 및 유럽안보 정세와 양국관계 발전 방안 등을 논의했다.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 있는 대통령궁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양국이 1973년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래 정치, 경제, 인적 교류, 국제협력 등 다방면에서 협력을 전개해 온 데 만족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한반도 정세와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정책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이 자리에서 “핀란드가 주도한 ‘헬싱키 프로세스’는 냉전 종식과 동서진영간 화합을 끌어낸 성과물”이라며 “이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깊은 영감을 주고 있다”는 언급을 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한반도의 평화프로세스가 성공한다면 이는 동북아 전체의 평화이자, 전 세계의 평화가 될 것”이라며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헬싱키 프로세스’처럼 인내심을 갖고 끈질기게 대화를 통해 해법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한국은 유럽(EU)를 핵심 파트너로 생각한다.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EU에 특사를 파견했다”며 “EU는 평화를 최고의 가치로 추구하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일관되게 지지해 왔다”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EU 의장국을 맡는 핀란드의 역할을 거듭 당부했다.

이에 니니스퇴 대통령은 핀란드가 과거 ‘헬싱키 프로세스’를 주도한 국가로서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문 대통령과 한국 정부의 노력에 깊이 공감하고, 변함없는 지지 의사를 밝혔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헬싱키 프로세스는 나토와 바르샤바 동맹 35개 회원국이 유럽의 안보협력을 위해 1975년에 체결한 ‘헬싱키 협약’을 이행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두 정상은 문 대통령의 핀란드 방문을 계기로 한·핀란드 간 협력을 스타트업 육성 교류 협력, 4차 산업혁명 대응, 방산, 에너지, 보건 등 새로운 분야로 다변화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의 K-9 자주포 수입국인 핀란드와 방산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를 희망했다. 아울러 5G 이동통신,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 인터넷 등 ICT 제반 분야에서도 긴밀히 협력하기로 니니스퇴 대통령과 의견을 모았다.

두 정상은 양국 국민 간 활발한 교류와 소통 증진이 상호 이해를 제고하고 양국관계 발전의 근간이 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부산-헬싱키 직항노선 신설, 인재교류 협력 등 인적 교류를 늘리기로 했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핀란드의 노동시장은 작지만 북유럽 시장까지 합치면 도움이 될 것”이라며 “워킹홀리데이 등 청년층 인적교류가 확대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국의 젊은 인재들이 외국으로 나가기도 하고, 거꾸로 외국의 인재들이 한국으로 오기도 한다. 이번에 체결한 인재교류협력 MOU를 기반으로 양국의 우수 인재들이 활발히 진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워킹홀리데이의 빠른 추진을 당부했다.

양 정상은 특히 이번 회담을 계기로 부산-헬싱키 직항노선을 내년 3월에 개설하기로 합의한 것을 환영하며 이를 통해 양국 간 인적·물적 교류가 한층 더 확대될 것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니니스퇴 대통령은 고령화 문제를 거론하며 이에 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얘기했고, 이에 문 대통령은 “2025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가 된다. 초고령사회에서는 노인일자리 및 노후소득 보장이 필요하다”며 양국이 이 문제에 공동대응하자는 뜻을 밝혔다.

두 정상은 또 분배와 성장이 균형을 이루고 혁신이 이를 뒷받침하는 포용사회를 위해 고령화 문제 대응, 성평등 증진, 일·가정 양립 등과 관련한 의견도 교환했다.

이와 함께 기후변화 대응, 지속가능발전 등 지역 및 세계적 과제 대응에 긴밀히 협력하기로 하고 북극 관련 협력 방안도 심도 있게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핀란드가 지난 2년간 북극이사회 의장국으로서 북극 관련 국제사회 논의를 선도해 온 점을 높이 평가했다.

문 대통령과 니니스퇴 대통령은 한·핀란드 북극협의회 및 북극이사회 등 양자·다자 채널을 활용해 지속가능한 북극 이용을 위한 협력도 지속하기로 했다.

정상회담 후에는 두 정상의 임석 하에 양국 간 정기 항공업무를 운영할 수 있는 항공사 범위를 EU 회원국 항공사까지 확대하는 내용 등을 담은 ‘개정 항공협정’ 등이 체결됐다.

협정 서명식에서는 이 외에도 스타트업 거점 센터를 설치한다는 내용의 ‘중소기업·스타트업·혁신분야 협력 양해각서(MOU)’, 신재생에너지 등 분야 교류 협력을 늘리는 내용의 ‘에너지 협력 MOU’, 성평등 제도 등의 정책 교류를 위한 ‘성평등·가족분야 협력 MOU’ 등 총 4건의 협정 및 정부 간 MOU에 서명했다.

이와는 별도로 문 대통령의 방문 계기에 인재교류 협력 MOU, 4차 산업혁명 공동대응 MOU 등 양국 간에 총 12건의 문건이 체결됐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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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kb@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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