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정용 감독 둘째 형 정두용 대구시 분권선도팀장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수장인 정정용 감독의 둘째 형 정두용 대구시 분권선도팀장이 12일 경북일보와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미소를 짓고 있다. 박영제 기자

“3형제 중에 막내이지만 늘 리더였습니다. 이강인 선수처럼 ‘막내 형’과 같은 의젓한 동생입니다.”

한국 남자축구 사상 첫 월드컵 결승 진출이라는 기적을 만든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수장 정정용 감독을 이렇게 표현했다.

정 감독의 둘째 형인 정두용 대구시 분권선도팀장은 “절대 행동거지 하나 허투루 하지 않는 착한 동생”이라고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무던하고 인내심 강한 데다 가볍게 행동하지 않는 묵직함이 있다고 강조했다.

정 감독의 둘째 형인 정 팀장은 “어린 시절 신암동 대구공고 운동장에서 3형제가 축구를 자주 했는데, 정용이가 지는 날이면 어둑해질 때까지 축구공을 놓지 않았다”며 “결국, 초등학교 4학년 때 덩치가 좋다는 이유로 축구선수로 뽑혔다”고 했다.

4강 진출을 이뤄낸 지난 9일 정 팀장은 “네가 원하는 즐기는 축구를 했으면 좋겠다”라면서 축하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했다. 그는 “국가대표 출신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주변에서 유소년 지도자로서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동생은 ‘전술과 전략을 공부하는 등 실력을 쌓으면 언젠가는 빛 볼 날 있을 것’이라면서 전혀 개의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8강전 승전보를 울린 정 감독이 어머니에게 직접 전화를 해 “어머니, 축하 인사 많이 받으시죠. 그 행복함 마음껏 즐기세요”라고 말하며 기뻐했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그러면서 동생은 U-20 축구대표팀 선수 하나하나가 서로를 위할 정도로 단합이 잘된다고 늘 칭찬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수장인 정정용 감독의 둘째 형 정두용 대구시 분권선도팀장이 12일 결승전 승리를 기원하는 하트를 정 감독에게 날리고 있다. 정두용 팀장 제공.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수장인 정정용 감독의 둘째 형 정두용 대구시 분권선도팀장이 12일 결승전 승리를 기원하는 하트를 정 감독에게 날리고 있다. 정두용 팀장 제공.

정 감독은 1992년 실업팀 이랜드 푸마에 입단해 1997년까지 6시즌 동안 활약했지만 어깨 부상 등의 여파로 제대로 꽃을 피우지 못한 채 29살 젊은 나이에 그라운드를 떠났다. 정 팀장은 “동생이 몸담은 이랜드 푸마는 창단과 동시에 아마추어 대회 전부를 휩쓸 정도로 돌풍을 일으켰고, 주장이었던 동생은 프로팀 스카우트 제의까지 받을 정도였다”면서 “심각한 어깨 부상만 아니었다면 동생의 현재 모습은 또 달라졌을 것”이라고 했다.

정 팀장은 정정용 감독을 ‘축구공부벌레’ 같다고 했다. 그는 “정 감독은 10년 넘게 유소년 축구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박사과정을 수료할 정도로 연구와 공부에 매진했다”며 “주경야독하며 축구에 매진한 동생이 감독으로 성공할 것으로 믿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동생은 유소년 축구 시스템이 잘 갖춰진 유럽 중에서도 포르투갈에서 유학하며 지도자로서 밑바닥부터 기본기를 잘 다졌고, 이제 빛을 보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16일 새벽 DGB 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와의 결승전 응원전에 참가할 예정인 정 팀장은 “경기가 모두 끝나면 부모님 모시고 정용이와 따뜻한 밥 한 끼 먹기로 약속했다”고 귀띔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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