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성인대표팀 수장 반드시 외국인이어야 할까
한국축구 성인대표팀 수장 반드시 외국인이어야 할까
  • 이종욱 기자
  • 승인 2019년 06월 12일 20시 47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6월 13일 목요일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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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현실 몰라 실험만 하다 실패 빈번
벤투호 1년 가깝지만 아직도 색깔 못 찾아
정정용호, 벌떼축구 바탕 강한 조직력으로 돌풍
11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전 한국과 에콰도르의 경기. 전반 시작에 앞서 정정용 감독이 그라운드를 살피며 미소짓고 있다. 연합

2019 폴란드 FIFA U-20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 U-20 대표팀이 12일 에콰도르를 꺾고 결승에 진출하는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가운데 한국 축구 성인 대표팀 감독에 대한 의문도 커져 가고 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대표팀은 12일 에콰도르와의 준결승에서 전반 39분 최준의 결승골을 끝까지 잘 지켜내며 1-0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한국 남자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FIFA가 주관하는 세계대회 첫 결승진출이라는 역사를 썼다.

한국은 지난 1954년 스위스 월드컵 대회에서 처음으로 세계무대에 나섰으나 헝가리와의 1차전에서 0-9로 대패하며 역대 최다골 차 패배를 기록했다.

이 기록은 1974년 자이르(콩고)가 유고슬라비아에 0-9, 1982년 엘살바도르가 헝가리에 1-10으로 패하면서 단독기록에서 가까스로 빠져 나왔다.

한국은 터키와의 2차전에서도 0-7로 패하면서 1개 대회서 1팀이 기록한 최다실점(16점)을 기록 중이다.

이런 한국이 1983년 박종환 감독이 이끄는 U-20팀이 멕시코 U-20대회서 4강에 오르며 세계적 관심을 이끌었으며,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이 또다시 4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하지만 세계 축구에서 한국을 강호라고 부르는 전문가는 없다.

한국은 2002년 이후 열린 월드컵 대회에서 2010년 남아공 대회 16강 진출 외에 2006년·2014년·2018년 모두 예선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한국의 FIFA랭킹은 올 4월 현재 세계 37위로 상위권과는 아직도 거리가 멀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히딩크 신드롬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히딩크 이후 2006년 독일대회에 딕 아드보카트 감독을 내세웠지만 1승 1무 1패의 기록으로 예선탈락한 뒤 2010년 남아공 대회(허정무), 2014년 브라질 대회(홍명보), 2018년 러시아대회(신태용)는 국내파 감독으로 대회를 치렀다.

겉모양새는 한국 감독이었지만 대회 중간중간 코엘류·본프레레·베어벡·슈틸리케를 거쳐 현 벤투 감독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그 성과에 대해서는 히딩크 감독을 제외하면 그리 탐탁지 않았다.

지난해 8월 카타르 월드컵에 대비해 지휘봉을 잡은 벤투 감독은 지난 11일 이란과의 평가전까지 16차례의 A매치를 펼쳤지만 경기때마다 새로운 전술적 카드를 내밀었다.

세계 축구 흐름이 워낙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 이 전술적 변화가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가장 중요한 ‘한국 축구의 정체성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정정용호의 U-20월드컵 결승진출은 한국 축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이 무엇인가’하는 화두를 던졌다.

한국의 축구스타일이 무엇인가라는 정체성에 대해 지난 1983년 U-20 월드컵 4강 진출 당시 박종환 감독의 ‘벌떼축구’를 탄생시켰으며, 이는 2002년 한일월드컵을 거쳐 이번 U-20월드컵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권 국가들은 잘 알다시피 유럽처럼 강력한 파워도, 남미처럼 유연한 테크닉도 가지지 못한 소위 그저 그런 축구스타일을 갖고 있다.

이런 팀들이 세계 무대로 나서기 위해서는 무언가 다른 무기를 장착시켜야 됐고, 박종환 전 감독은 조직력을 앞세운 벌떼축구를 채택한 것이다.

요즘 축구흐름으로 본다면 강력한 전방압박을 통해 상대 팀의 힘이나 기술을 무력화시킨다는 전술이다.

그런데 이 전술은 히딩크 감독이 그대로 이어받아 2002월드컵 신화를 이끌어 냈다.

당시 경기장면이나 기록들을 살펴보면 히딩크의 월드컵 신화는 끈끈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지지 않는 축구’가 근간이었다.

하지만 이후 한국은 한국의 축구실정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한 외국인 감독에게 목줄을 내놓았고, 그 결과는 참담했다.

현 벤투 감독 역시 1년 가까이 팀을 이끌었지만 아직도 ‘한국 팀의 특색이 뭐냐’는 질문에 뚜렷한 답을 던지지 못한 채 실험만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정정용 감독은 오랜 유소년팀 지도 경력을 바탕으로 조직력 강화에 나선 끝에 이제 세계 챔피언을 노리고 있다.

정정용 감독의 전술을 들여다보면 박종환 감독의 벌떼축구를 근간으로하는 조직축구에 있음이 확연히 드러난다.

대회에 출전중인 선수들도 가장 먼저 ‘원팀(One-Team)’이라고 밝히고 있으며, 정 감독의 전술 역시 중원을 두텁게 해 상대의 공격을 무력화 시킨 뒤 누구든지 기회가 주어지면 득점포를 터뜨린다.

세네갈과의 8강전서 역전골을 터뜨린 이지솔과 에콰도르전 결승골을 뽑은 최준이 수비수라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정정용감독이 ‘한국이 잘할 수 있는 축구가 무엇인가’를 대변해 준 것이다.

그런데 대한축구협회는 국내감독보다 최저 2배에서 많게는 5배 이상 비싼 연봉을 주면서 외국인 감독 모시기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11일 한국-이란 간 평가전과 12일 에콰도르-한국간 U-20 월드컵 준결승을 조금만 깊이 들여다 본다면 한국축구가 과연 외국인 감독에만 의존해야 할 것인지 다시 한번 물어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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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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