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몸으로 할 수 있는 봉사 계속 하고파

13일 포항 헌혈의 집에서 만난 포항 최다 헌혈자(399회) 이상문 씨가 300회 헌혈 기념으로 받은 헌혈유공장 최고명예대장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은성 기자 sky@kyongbuk.com
“건강한 제 몸으로 최소한 다른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봉사인 헌혈을 꾸준히 했을 뿐입니다.”

세계 헌혈자의 날(6월 14일)을 하루 앞두고, 13일 포항 헌혈의 집에서 399회로 포항 지역 최다 헌혈자인 이상문(48) 씨를 만났다.

불과 3일 전인 지난 10일에 헌혈을 마친 후라서 헌혈 가능 시간이 되는 2주 후인 이달 말쯤 대망의 400회 헌혈을 할 예정이다.

그는 여느 사람처럼 군 훈련병 시절인 1991년, 훈련소에서 이동 버스에서 단체 헌혈을 한 것이 첫 시작이었다.

처음 헌혈 소감도 “아프거나 피로를 느끼지 않았고, 건강 상태도 괜찮았다”며 담담하지만 긍정적인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전역 이후 ‘(건강한 몸으로)할수 있는 것(봉사)을 하자’며 본격적으로 헌혈을 하기 시작했다.

많은 돈이나 특별한 기술·능력이 없어도 ‘최소한으로’ 할 수 있는 일이었기에.

그는 이후 30년 가까이 특별한 일이 없으면 2주에 한 번씩 성분헌혈을 주로 하고 있다.

아주 가끔 일시적으로 헌혈 조건이 맞지 않을 때만 제외하고는 꾸준히 했다.

그럴 때도 긍정적으로 휴식을 취하고 충분한 식사를 하면 몸이 곧 바로 회복해 다음번에는 꼭 헌혈을 했다.

‘헌혈이 건강에 좋은 않은 영향은 없나’는 의구심을 가지는 지인들에게는 ‘건강한 제 몸이 증거’라며 일축했다.

특별한 계획을 세우거나 거창한 취지를 두고 과도하게 뛰어가기보다는 꾸준하게 한 단계씩 걸어가는 성격이라 50회, 100회, 200회, 300회 등 기념비적인 날이 언제인지 기억도 딱히 없다.

다만 20년 전쯤 100회 헌혈을 달성하고 헌혈의 집 측으로부터 자신의 손 모양을 본 딴 브론즈 상을 받았을 때는 ‘먼가를 해냈다’는 뿌듯한 추억이 남아 있다.

이상문 씨가 그동안 해온 헌혈 양은 어름 잡아도 200ℓ는 훌쩍 넘는다.

60㎏ 성인의 경우 약 5ℓ의 혈액을 체내에 보유한다고 볼 때 성인 20여명 분의 헌혈을 해온 것이다.

그는 현재 헌혈증을 10여 장 만 가지고 있다.

예전 대학 시절부터 사고를 당한 지인이나 주변의 백혈병 환자, 또는 헌혈증이 필요한 기관의 요청에 소중하게 나눴다.

학원 교사인 이 씨는 자신의 학원 제자들이나 다니는 교회의 학생들에게도 ‘한 번쯤 헌혈을 해보는 것도 좋다’며 권유하거나 동행해 경험으로서의 헌혈의 중요성을 알리는 ‘헌혈 전도사’다.

다만 한 번은 경험상 데리고 갈 수 있어도 그다음부터는 본인의 의사를 중요시하기에 절대로 강요하지 않는다.

그런 그를 학생들은 ‘드라큘라(흡혈귀)’라 애정 어린 놀림을 한다고 한다.

헌혈과 관련 깊은 봉사에도 관심이 가 2017년께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도 취득해 기회가 되면 관련 일이나 봉사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이상문 씨는 “헌혈을 앞으로 얼마 만큼 더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할 수 있는 것을 할 수 있을 때까지 하자’라는 초심으로 꾸준히 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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