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선에 탄 북한 어민 합동신문…주민들 "해안감시체계 구멍 뚫렸다"

합동참모본부는 11일 오후 1시 15분께 해군 함정이 동해 해상에서 기관고장으로 표류 중이던 북한어선 1척(6명 탑승)을 구조해 북측에 인계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해군에 구조된 북한어선의 모습. 합동참모본부 제공

북한 어민 4명이 탄 어선 1척이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표류하다가 삼척 앞바다에서 우리 측 어민에 의해 발견되면서 군경의 해상 경계가 허술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15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어민 4명이 탄 북한 어선이 이날 오전 6시 50분께 동해상에서 발견됐다.

북한 어선은 삼척항 인근 바다에서 조업 중이던 우리 어선에 발견돼 관계 당국에 신고됐으며, 해군도 이런 사실을 해경 등을 통해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어선은 어업 중 기관 고장으로 동해 NLL 이남까지 표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북한 어선이 삼척 앞바다까지 표류하는 동안 우리 측 군경의 해안감시망이 가동하지 않았다는 점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동해 북방한계선에서 삼척 앞바다까지는 직선거리로 대략 150여㎞에 달한다.

한 주민은 “삼척항까지 떠내려올 정로라면 해군과 해경뿐만 아니라 육군의 해안감시망을 통해서도 식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식별하지 못했다면 군경의 해안감시체계에 큰 허점이 뚫린 것이 아닌가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에 군경은 표류 중인 북한 선박의 발견 경위 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남쪽으로 내려온 북한 어선 등에 대한 허술한 해안경계 논란은 과거에도 있었다.

2009년 10월 귀순한 북한 주민이 탄 선박을 포착하고도 군경이 이를 확인하는 데 2시간이나 소요돼 논란을 빚었다.

당시 귀순한 주민이 탄 선박은 해안을 살피는 군 레이더에 미식별 선박으로 포착됐다.

그러나 해경이 현장확인을 통해 귀순 선박이라는 것을 확인하기까지 1시간 이상 걸렸다.

매우 특이한 형태의 선박이었기 때문에 주민들의 신고도 잇따랐지만, 이 선박은 아무런 제지 없이 항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어선 삼척 앞까지 표류

이는 당시 국정감사에서도 허술한 연안해역 경비에 대한 강도 높은 질타가 있었다.

당시 의원들은 북한 주민 11명을 태운 선박이 아무런 제재 없이 동해 강릉 주문진 근해로 접근할 때까지 1시간 이상 방치된 것은 해안경비 업무를 담당하는 해경과 해군의 공조 체계가 부실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군과 해경 등 관계 당국 합동신문조는 삼척항으로 예인된 북한 선박에 탄 어민들을 대상으로 표류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연합
연합 kb@kyongbuk.com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