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살 어린 대표팀 막내로 출전…‘황금 왼발’ 뽐내며 한국 축구 차세대 간판 ‘우뚝'

15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우치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결승 후반 이강인이 세 번째 실점을 허용한 뒤 아쉬운 표정으로 경기장에 앉아 있다. 연합
한국의 분투 끝 준우승으로 막을 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이 남긴 최고의 수확은 단연 ‘막내형’ 이강인(18·발렌시아)의 재발견이다.

어린 시절 방송 프로그램으로 이름을 알리며 ‘슛돌이’라는 수식어로 익숙했던 그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 선수로 존재감을 굳혔다.

일찌감치 스페인에서 기량을 쌓아 온 이강인은 지난해 한국 선수 최연소(17세 253일) 유럽 프로축구 공식경기 데뷔 등 1군 팀의 부름을 받기 시작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형들보다 2살 어린 대표팀의 ‘막내’로 참가한 이번 대회는 그 가능성을 제대로 증명하는 기회가 됐다.

이번 U-20 월드컵을 앞두고 이강인은 FIFA가 선정하는 ‘주목할 선수’ 10명에도 들 만큼 국내에서는 물론 대회 전체적으로도 관심을 끌었다.

처음으로 FIFA 주관 대회에 등장하며 국제무대에서 기량을 펼칠 기회를 맞은 그는 세계적인 유망주들과 견줘도 손색없는 활약을 펼치며 한국이 사상 처음으로 FIFA 남자 대회 결승에 진출하는 데 주역이 됐다.

공격형 미드필더, 스트라이커 등 특정 포지션에 얽매이지 않는 그는 뛰어난 개인기를 뽐내며 한국의 공격을 이끌었다.

특히 날카로운 왼발 킥이 여러 번 빛을 발하며 승리의 발판을 놨고, 볼 간수와 탈압박, 볼 배급 등에서도 빼어난 기량을 보였다.

최우수선수상(MVP) 격인 골든볼 후보까지 거론된 그는 우크라이나와의 결승전에선 전반 5분 김세윤(대전)이 얻어낸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선제골을 터뜨려 자신의 대회 두 번째 득점을 올렸다. 한국이 결승에서 패하며 목표한 우승은 이루지 못했으나 2골 4도움으로 맹활약했다.

기량에선 ‘유럽파’ 다운 모습을 보이며 동료들의 인정을 받은 이강인은 생활에선 형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 친근감을 표현하는 ‘막내’ 역할도 톡톡히 하며 ‘막내형’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대회 내내 팀을 대표하는 스타로 주목받는 상황이 부담스러울 법도 했지만, 특유의 담담함과 여유로운 모습으로 정정용호의 ‘즐기는 축구’에 앞장서며 한국의 차세대 간판으로 우뚝 섰다.

지난 시즌 소속팀 발렌시아에서 출전 기회를 많이 잡지 못한 그는 이번 대회 선전을 계기로 더 많이 뛸 수 있는 팀으로 이적할 가능성도 부풀렸다. 이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레반테, 네덜란드의 아약스 암스테르담, PSV 에인트호번 등 유수 클럽이 관심을 보인다는 보도가 해외에서 나오고 있다.

성인 국가대표팀에선 평가전 엔트리에 이름만 올리고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으나 유럽 프로 무대에서 꾸준한 활약이 이어진다면 ‘벤투호’ 경기에서 그의 모습을 볼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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