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탈당 홍문종 신당 추진 '친박계 정치세력화'
바른미래도 내부분열…이삭줍기 황교안 통합론 관심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

친박(친박근혜계)계 중진인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탈당계를 제출하고 대한애국당과 함께 친박계의 정치세력화(친박 신당·가칭 ‘신공화당’)를 본격 추진키로 하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發 정계개편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정치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연말 또는 내년 초 사면설이 솔솔 나오고 있는 가운데 친박계 중진의 탈당 강행은 본인의 공천 여부를 떠나 보수분열을 부추기는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정치권의 관심은 박 전 대통령이 옥중에서라도 신당에 힘을 실어줄지, 정치적 파괴력이 어느 정도나 될지에 모아진다.

특히, 여의도 정가에서는 내년 총선이 임박해 황교안 대표 체제로의 보수층 결집을 우려하는 정부와 여당이 선거 유·불리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을 사면할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결과에 따라 선거판이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현재로썬 보수 궤멸의 원인을 제공했던 박 전 대통령이 사면된다 하더라도 신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기는 어려움이 예상되고 파급력도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황교안 대표는 지난 4일 ‘2020 경제대전환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 77명에 이르는 대규모 인선 명단을 발표한 결과 대체로 전문성과 활동성이 강한 초·재선 의원들이 선호되는 반면 3선 이상의 중진들은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또, 경제위원회에 선발한 현역 의원 28명 중 대부분이 초·재선으로 이뤄졌고, 특히 위원회 명칭에 ‘경제’를 앞세운 점을 감안해 추경호, 송언석 등 경제 전문가와 정책 대안 발굴에 적합한 행정 전문가들을 중용하면서 일부 초·재선 의원들을 제외한 대규모 물갈이를 예고하고 있다는 평가다.

황 대표는 또, 총선을 앞두고 ‘보수 대통합’에 시동을 걸고 있지만‘당대 당’ 통합이 아닌‘개별 입당’에 방점을 찍고 있는데, 당대 당 통합을 할 경우, 총선에서의 공천 지분 확보 등을 우려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소한 원외 위원장들은 아니더라도 바른정당 출신 현역 의원들과 쿠데타에 합류한 국민의당계 일부 의원들에 대해선 공천 보장을 요구할 가능성이 농후한 만큼 그들보다 경쟁력 있는 한국당 인재들을 무시할 수 없고, 당내 충성경쟁을 유도하기 위해서라도 ‘충성도’와 ‘공헌도’가 높은 사람에게 공천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분을 내주며 당대 당 통합을 추진하기보다는 개별 입당으로 통합의 주도권을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유승민·안철수 의원을 한국당으로 스며들게 하겠다는 게 황 대표의 ‘보수통합’ 구상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바른미래당은 유승민 의원 측이 일으킨 ‘손학규 퇴진 운동’에 일부 안철수 계가 가담한 것을 두고 ‘유승민-안철수의 한국당 동반 입당을 위한 쿠데타’로 해석하고 있다.

반면, 총선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정부·청와대·공기업에 재직 중인 범여권 인사들은 민주당이 전략공천을 철저히 배제하고 ‘무조건 경선’ 원칙을 세우면서 좌불안석이다.

민주당은 정치신인에게는 가산점을 주기로 했으나, 가산점을 받더라도 각 지역의 당협위원장 등을 이기기란 쉽지 않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민주당은 또, 지난 5일 상향식 민주주의의 디지털 구현을 목표로 만든 온라인 당원 게시판이 원색적인 비판과 비속어, 음담패설 등이 난무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당원 게시판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과 이재명 경기지사 지지층 간 원색적인 비난전이 이어지면서 당 사무처는 이달 말까지 개선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한선교 한국당 사무총장이 17일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사퇴한 것과 관련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최근 불거진 연이은 막말 논란과 친박계 홍문종 의원의 탈당 선언 등으로 당이 급격히 흔들리면서 황교안 대표의 당내 기강 잡기와 맞물려 한 총장 스스로 물러났을 것이라는 분석이 해석이 나온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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