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대구 중구 계산동 현대백화점 대구점 앞에 설치됐던 ‘대프리카’를 표현한 대형 슬리퍼 등 조형물들. 경북일보 DB.

지난해 여름 대구 중구 계산동 현대백화점 대구점 앞에 설치된 2.8m 길이의 대형 삼선 슬리퍼는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의 상징물이 됐다. 길바닥 위에서 그대로 익은 달걀 후라이와 더위에 녹아내린 라바콘도 대구의 더위를 잘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조형물들은 SNS에서도 재미난 포토존으로 명성을 떨쳤다.

대구에서 활동하는 작가와 디자이너가 힘을 보탠 이 조형물은 지난해 중구청의 제지로 퇴출 당했다. 건축법에서 정한 ‘공개공지’에서 위반행위를 했다는 게 이유다. 지난해 7월 16일 더위를 상징하는 조형물이 더위를 부추기고 보행을 방해한다며 철거를 요구하는 민원이 접수됐고, 중구청은 건축법 시행령 27조 위반을 이유로 철거를 통지했다. 연 면적 5000㎡ 이상인 판매 등의 시설은 쾌적한 환경 조성과 보행자 통행, 시민의 일시적 휴양을 위해 개방된 소규모 휴식공간을 설치하도록 돼 있는데, 이 공간이 ‘공개공지’다. 건축법 시행령 27조는 공개공지에 물건을 쌓아 놓거나 출입을 차단하는 시설을 설치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지역밀착형 역발상 마케팅으로서 전국적인 호응을 얻은 대프리카 조형물을 올해도 설치하기로 했다. 28일부터 8월 25일까지 백화점 동문 앞 광장 공개공지에 대프리카 조형물을 전시하겠다며 사용 승인을 요청했고, 중구청은 지난 9일 공개공지 사용 승인을 통보했다.

현대백화점 대구점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중구청의 승인을 받지 않고 공개공지를 활용해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며 “올해는 대구의 작가들과 예술성, 재미를 더 가미한 작품을 구상하고 있고, 다음 주에 새로운 조형물들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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