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집약적으로 업체들 인건비 부담 커
2년간 30% 올라 고용 축소·경쟁력 악화 등 부작용 속출

중소기업중앙회와 소상공인연합회,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등 15개 중소기업 단체 대표자들이 18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2020년 적용 최저임금 동결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중기중앙회 대경본부 제공
중소기업계가 내년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하며 여론전에 돌입했다. 지난 2년 동안 최저임금 상승 폭이 30%에 달하면서 인건비 부담을 겪는 등 경영악화가 가중된다는 것이 이유다.

경북·대구 중소기업계도 노동집약적인 지역 업계 특성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호소하며 최저임금 동결 목소리에 동참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기중앙회)와 소상공인연합회,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등 15개 중소기업 단체는 1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2020년 적용 최저임금을 최소한 동결해야 한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최저임금 결정기준에 기업의 임금지급능력과 경제 상황을 포함하도록 하고, 영세업자와 소상공인 업종과 규모를 반영해 최저임금을 구분한 뒤 적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중기중앙회에는 지난 2년 동안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인건비와 원가 부담이 급증하면서 중소제조업의 인력난은 심화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경북·대구와 같이 노동집약적인 제조업의 비중이 큰 지역 업계는 인건비 부담에 이어 국가경쟁력을 상실하는 문제와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저임금국가와 경쟁하는 업종 가운데 기존 인건비 비중이 30∼40%에 달하는 섬유, 봉제 등 노동집약적 업종은 급격한 인건비 인상으로 베트남, 동남아 등 해외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중소기업현장에서는 임금 인상에 고용 축소로 대응하고 신규 근로자 채용 대신 경력직을 선호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업계는 토로했다. 근로시간을 단축에 따라 일명 ‘쪼개기 아르바이트’ 고용이 급증하는 현상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맞물린 문제라고 덧붙였다.

중기중앙회 최무근 대구경북본부장은 “대기업이 없는 경북·대구지역은 중소기업이 위주인 만큼, 임금인상으로 인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며 “특히 정체사업인 섬유업계는 노동에 대한 비중이 높아 최저임금 인상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 업계에서도 최저임금 동결에 동의하고 있지만, 민감한 사항이기 때문에 지역보다는 본부 차원에서 의견을 내는 일정에 맞춰 활동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중기중앙회는 영세·중소기업 357개사를 대상으로 벌인 최저임금 영향 조사 결과,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업체가 지난 2년 동안 40.2%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영세·중소기업 중 80.9%가 인하 또는 동결을 희망했고, 내년 적정 최저임금 수준에 대해서는 전체 업체 중 69.0%가 동결로 응답했다.

산입범위 개편에 대해서는 ‘도움되지 않음’으로 응답한 업체가 83.2%를 차지한 반면, ‘인건비 완화 도움’이라고 응답한 업체는 16.8% 수준에 그쳤다.

특히 2020년 최저임금 인상 시 신규채용 축소, 기존인력 감축 등 고용을 축소할 것이라는 응답이 52.1%로 파악됐다.

반면, 최저임금이 인하할 때는 인력증원(37.3%)이나 설비투자 확대(15.1%) 등 긍정적 답변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업종별로 최저임금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77.3%로 가장 많았고, 규모별은 48.5%, 직무별 12.0%, 연령별이 6.6%로 조사됐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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