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규채 대구경북연구원 경제동향분석팀장·연구위원
임규채 대구경북연구원 경제동향분석팀장·연구위원

2017년 총생산을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3.2%의 성장을 하였고 경상북도는 2.3%의 성장을 이루었다. 그러나 2011년 이후 경북지역 경제는 저성장 기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경제의 대들보 역할을 했던 구미와 포항의 주력 제조업이 혁신적 성과를 가져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3년 광업제조업 비중이 서비스업을 추월했고, 제조업 의존도가 더욱 강화되면서 금속가공제품, 섬유제품, 기계 및 자동차 산업의 역할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다시 제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기 시작하고 있다. 주력업종 금속가공, 기계 및 기계 및 장비,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품 제조업으로 다양화되긴 하였으나 과거의 주력 업종인 섬유, 전자, 철강 등과 같이 우리나라 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경상북도 산업구조는 농업 5.1%, 제조업 49.5%, 서비스업 45.0%로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절반을 구성하고 있다. 서비스업의 비중이 높은 것이 비즈니스와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의 비중이 높아져서가 아니라 경기부양에 따른 공공부문과 재정지출에 따른 효과가 큰 사회복지 등에서 높아졌기 때문이다. 경상북도의 총 수출액은 약 409억 달러, 수입은 약 152억 달러로 수출 감소세가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력 수출 품목은 산업용전자제품, 철강제품, 전자부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중국, 미국 의존도 역시 심해지고 있다.

경북지역은 해안선에 입지한 조선, 철강, 기계, 자동차, 석유화학 등 수출 비중이 높은 완제품 기업의 1차, 2차, 3차 협력업체 비중이 높다. 대기업에 납품하는 생산구조로 되어 있어 자발적인 연구개발과 역량발휘가 쉽지 않은 중소·중견기업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대외여건 변화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고 기업이나 지역 차원의 대응력은 약할 수밖에 없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타 지역 의존도는 서울, 경기 다음으로 경북이 높으며 울산 자동차, 경북 디스플레이, 부산 자동차, 울산 조선, 경기 통신 등에 크게 의존되어있다. 자동차부품업체는 울산 현대, 부산 르노삼성, 경남 한국GM 의존도가 높고, 철강, 기계 등은 울산 현대 중공업의 의존도 높다. 구미를 중심으로 한 전자·전기는 경기도에 이전한 LG와 삼성의 의존도 전국에서 가장 높다. 우리나라 제조업을 이끌어가던 포항과 구미가 의존지역을 바뀌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부터 경북지역은 완제품 제조업 발전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중간재 제조업의 혁신도 시급하지만 5차, 6차 산업의 특성을 가진 소규모 완제품산업의 경쟁력 확보도 중요하게 생각되는 시점이다. 그리고 주력업종인 자동차는 자동차부품 1차 협력업체를 중심으로 자동차산업 구조변화에 대응하는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완제품 제조업 의존도가 낮은 중견기업이 자리를 잡아야 한다. 이 모든 것이 경북지역의 일자리에 직접적으로 연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장에 경북경제는 철강산업의 구조고도화가 시급하다. 기반산업인 철강, 소재를 바탕으로 부품, 조립 등으로 고부가가치화를 이루어 완제품을 생산하는 스마트기반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중장기적 과제인 신산업은 수중건설로봇, 다기능 그래핀 소재, 안전로봇, 타이타늄, 가속기기반 신소재 등을 혁신의 마중물로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결국 자본주의의 역동적 성과는 창조적 혁신에서 비롯된다는 경제학자 조셉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행위를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기업의 이윤은 혁신적인 기업가의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로 인한 생산요소의 새로운 결합에서 파생되며, 이윤이란 바로 창조적 파괴행위를 성공적으로 이끈 기업가의 정당한 노력의 대가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이 모든 기업인에게 전파되면서 혁신에 따른 보상적 이윤이 소멸되어야 비로소 산업구조가 바뀌는 것이다. 그리고 또다시 새로운 혁신이 출현해 사회적 이윤이 생성되어야 한다. ‘기술혁신’으로서 낡은 것을 버리고 변혁을 일으키는 ‘창조적 파괴’ 과정이 우리경제의 원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지역경제가 창조적 파괴와 혁신으로 승부를 걸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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