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의 일이다. 1968년 11월 2일 밤 북한의 유격대원들이 남한에 활동 거점을 구축하기 위해 울진과 삼척 해안으로 침투해 들어왔다. 생포된 유격대원의 증언에 따르면 일당은 1968년 7월부터 3개월 간 유격 훈련을 받고 10월 30일 원산항에서 배로 출발해 그날 곧바로 울진 해안에 도착했다. 되돌아 갈 때는 무전 지시를 받기로 했지만 실패해 독자적으로 육상으로 복귀를 기도했다.

북한 유격대원 120명은 8개 조로 나눠 밤에 배를 타고 경북과 강원도의 경계 마을인 울진군 북면 고포 해안에 상륙해 울진, 삼척, 봉화, 명주, 정선 등으로 침투했다. 11월 3일 새벽 5시 30분께 울진군 북면 고숫골로 침투한 공비 7명은 “경북경찰대에서 주민등록증 사진을 찍어주러 왔다”면서 주민을 한데 모은 다음 사진을 찍고, 위조지폐를 나눠 주고는 사상선전을 한 다음 유격대 지원서에 서명을 강요했다. 당시 무장공비들은 이 마을에 있던 민간인을 대검으로 찔러 죽이는 등 주민들이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게 위협했다. 다른 지역에서도 많은 양민이 유격대원들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같은 해 1월 21일에는 북한 민족보위성 정찰국 소속인 124군부대 무장 게릴라 31명이 청와대를 기습하기 위해 서울에 침투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휴전선 철책과 해안 경비가 한층 강화 됐다. 당시 군은 ‘절대 뚫리지 않는 철책’을 개발, 생포한 간첩 김신조를 데려다 침투 가능 여부를 확인 받기까지 했다. 이후 지금까지 군은 철책 경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2012년 10월 2일 북한 병사 1명이 동부전선의 철책과 경계를 넘어 들어왔다. 북한군 병사는 강원 고성 지역의 3중 철책을 아무런 제지 없이 넘어 우리 군 일반전방초소(GOP)까지 내려와 창문을 두드려 귀순했다. 일명 ‘노크 귀순’이다.

지난 15일 북한 선원 4명이 탄 어선이 삼척 앞바다에서 기관을 끄고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가 삼척항까지 운항해 스스로 부두에 정박한 것으로 밝혀져 해상판 ‘노크귀순’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군과 해경의 감시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군은 어떤 상황이 되더라도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며 안보태세를 늦추지 않아야 하는데 정부의 대북 유화정책에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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