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잘난 것이 아니라 부서별 직원들이 정말 열심히 해줬다. 자랑스럽다.”

지난달 29일 ‘2019 대구경북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지역경제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동탑산업훈장을 받은 ㈜삼정산업 이희만(58) 대표이사가 모든 공을 직원들에게 돌렸다. 회사가 위기를 겪을 때마다 직원들이 솔선수범해 노력한 결과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 2017년 11월 15일 포항을 강타한 지진을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포항 북구 흥해읍에 본사를 둔 삼정산업은 지진이 발생한 당시 직접 피해액만 26억 원, 이후 반년 동안 복구에 매달린 탓에 제대로 일하지 못한 간접 피해까지 포함하면 손실은 더 큰 것으로 추정된다.

이 대표는 “회사 지부 사무실 2층이 완파되고, 공장 내부 첨단 기계들이 망가졌다”며 “본사 건물에 파손된 부분도 뒤늦게 발견돼 아직 임시로 보수한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힘든 상황에서도 직원들이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해줬다”며 “저도 사람이기 때문에 사업 방향을 잘못 설정하는 등 실수를 할 수 있는데, 그때에도 직원들은 끝까지 힘을 내줬고 회사를 키웠다”고 자랑했다.

삼정산업은 콘크리트 제품을 생산할 때 필요한 몰드베이스( mould base), 이 중에서도 스틸(steel·강철) 재질의 몰드베이스를 생산하는 업체다.

몰드베이스는 콘크리트 제품 밑 모양을 잡는 받침개념으로 진동을 가해 시멘트와 모래를 섞고 모양을 잡는 역할을 한다.

이 대표는 “몰드베이스는 조금만 틀어져도 불량이 발생하는데, 이 문제점을 분석해 자동화 시스템을 세계최초로 도입했다”며 “28년 전 시장도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이 업계에 직원 2명과 함께 뛰어들어 지금에 이르렀다”고 회상했다.

현재 산정산업의 연 매출은 약 200억 원에 달한다. 국내시장을 90% 이상 점유하고, 해외시장도 10% 정도를 차지, 수출을 벌이고 있는 결과다.

이 대표는 단기계획으로 2년 내 연 매출 1000억 원을 목표로 삼았다. 장기적으로는 10년 내 1조 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청사진을 그렸다.

이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90∼95% 업체가 나무재질의 몰드베이스를 쓰고 있는데,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년 정도 사용할 수 있다”며 “1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스틸 몰드베이스와 비교하면 큰 차이다”고 언급했다.

문제는 가격과 교체비용이다. 나무 몰드베이스를 쓰는 업체가 스틸로 교체하려면 콘크리트 제작 기기까지 교체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이에 이 대표는 15년 전부터 나무 무게와 같은 스틸 몰드베이스를 연구해 최근 상용화할 수 있는 단계에 진입했다.

그는 “사실 스틸 몰드베이스는 장기간 사용할 수 있어 부가가치가 매우 낮다. 업체들이 이 업에 뛰어들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면서도 “남들이 생각하지 않은 발상을 해야 한다. 세계시장에 뛰어들어 수익을 창출하면서 일 년마다 10여 개 업체가 스틸몰드베이스를 교체하는 등 매출순환구조를 일궜다”고 자부했다. 이어 “최근 나무무게와 같은 스틸 몰드베이스를 만들어 시장 개척에 나설 예정이다”며 “자체기술연구로 특허와 지적 재산권 확보한 업체는 우리가 세계 1위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지난 2월 건국대학교 신산업융합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4차 산업을 회사에 융합하고 발전시키려는 노력이다.

이 대표는 “향후 고객의 고객까지 원하는 바를 살펴 직접 콘크리트 제품을 생산하는 단계까지 고려하고 있다”며 “AI(인공지능)을 도입해 생산시스템을 모바일로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또 “앞으로 매출을 꾸준히 성장시켜 직원들이 모두 부자가 될 수 있도록 회사를 꾸려나갈 것”이라며 “노력해준 직원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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