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초·흙더미 물길 막아 위태위태…생태하천 복원 이유로 준설 손놔
인근 업체 작은 비에도 전전 긍긍

23일 포항시 남구 괴동동 철강산단에 위치한 구무천이 물풀과 흙더미 등 퇴적물에 막혀 있다.
포항 철강산업단지 내 하천이 퇴적물에 막혀 다가오는 장마철 범람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23일 포항시 남구 괴동동 구무천.

폭 10m가량의 이 하천은 약 2㎞ 구간 걸쳐 수초와 흙더미가 쌓인 채 물길을 막아 하천수 또는 공장에서 배출되는 공업용수가 지나갈 자리는 너비 1m도 채 되지 않는다.

하천 대부분은 2∼3m 높이의 갈대와 물풀 등으로 빼곡히 차있는 점에 미뤄 오랫동안 환경정리 등의 조치가 시행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특히, 구무천은 포항철강산업단지를 관통하며, 100여개 업체들의 방류수가 유입되는 데다가 지난 2016년 국립환경과학원의 검사 결과 오염 기준보다 3000배가 넘는 수은이 검출된 바 있어 또 다른 환경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10월 6일 약 200mm의 강우로 인해 구무천에는 박스형 통수 구멍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물이 차올라 범람 직전에 다다랐다.
이와 더불어 구무천 인근에는 철강업체 등 많은 공장들과 택배 물류창고가 위치하고 있으며, 차량 통행량이 많아 하천이 범람할 경우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어 더욱 위험하다.

구무천 인근의 공장 직원들 또한 하천 범람으로 인한 침수문제를 고민하고 있었다.

산단 내 한 업체 관계자 A(65)씨는 “지난해 10월 태풍 콩레이가 포항을 지나간 당시, 구무천이 범람 직전의 상태로 아슬아슬한 모습을 보였다”며 “만약 비가 30분가량만 더 내렸을 경우 분명 하천이 넘쳐 주변 위험시설과 저지대 공장들은 큰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천을 관리하는 포항시와 철강관리공단 측은 구무천 생태하천 복원사업 관련 설계용역이 완료되는 10월까지는 손을 쓸 수 없다는 입장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지난 1월 말부터 현재까지 구무천 퇴적물 시료채취 및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다”며 “10월까지 용역 결과가 발표된 후 12월쯤 공사에 착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 구무천 내 준설물을 설치해 오염토 등을 처리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구무천 환경정비를 담당하는 철강공단 관계자는 “구무천이 지금껏 한 번도 범람한 적은 없어 큰 우려는 없지만, 오는 7월 초에 물풀 등 환경정리가 예정돼 있다”며 “대대적인 퇴적층 제거 작업은 포항시의 생태하천 복원사업이 시작돼야 가닥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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