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로 교통불편·청소년 성 정체성 혼란 야기
경찰 "적법한 집회·시위 권리 취소 불가" 입장

24일 오전 대구 중부경찰서 앞에서 경북·대구 종교단체와 21개 시민단체가 오는 29일에 열리는 성소수자 행사인 퀴어축제 허가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회원들이 중부경찰서 정문 앞에서 ‘대중교통전용지구 퀴어허용 반대’가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경북·대구지역 시민·종교단체가 오는 29일 열리는 ‘제11회 대구 퀴어문화축제’의 철회를 경찰에 촉구하고 나섰다. 퀴어축제가 성 정체성 확립이 필요한 청소년에게 혼란을 주고,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찰은 집회·시위를 포함한 퀴어축제에 대한 허가는 적법한 절차에 따른 것으로 취소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21개 시민·종교단체로 구성된 대구경북CE협의회(이하 협의회)는 24일 중부경찰서 앞에서 집회를 열고, 대구 동성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개최되는 퀴어축제의 중단을 요구했다.

이날 협의회 회원 70여 명은 퀴어행사의 문제점과 부당함을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하기 위해 행사 당일 중부경찰서에 행진집회를 신청했으나 두 차례 모두 허가하지 않았고, 오히려 퀴어를 옹호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또 퀴어축제는 단순한 문화축제가 아닌 동성애의 일탈을 허용하는 해방구로 동성애가 미화되고 확산할 우려가 있어 성 정체성 확립이 필요한 청소년에게 잘못된 성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미대학교 권연숙 간호학과 교수는 “2000년대 이후 동성애가 후천적으로 발생한 것이라는 논문이 계속 발표되면서 선천적이어서 어쩔 수 없다는 프레임에서 인권 프레임으로 전환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의 문화 자체를 부정하거나 반대할 순 없지만, 어린이부터 청소년·시민 모두가 오가는 공개된 장소에서 과한 노출과 미화하는 행위를 벌이는 것은 문제다”며 “종교를 떠나 보건복지 측면에서만 봐도 사회적으로 성적 윤리가 무너지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부경찰서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에 따라 집회 또는 시위를 방해하는 행위를 벌일 수 없어 협의회 행진집회를 불허했다고 설명했다.
 

24일 오전 대구 중부경찰서 앞에서 경북·대구 종교단체와 21개 시민단체가 오는 29일에 열리는 성소수자 행사인 퀴어축제 허가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회원들이 중부경찰서 정문 앞에서 ‘대중교통전용지구 퀴어허용 반대’가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또 퀴어축제 주최 측에서는 헌법 규정에 맞춰 집회·시위를 신고해 경찰에서 특혜를 베풀거나 협의회를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퀴어 행사와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적법한 집회를 최대한 보장하고, 제 3자의 집회 방해로 집회의 자유가 제한되지 않도록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받았다”면서 “올해는 인권 보호기관으로 역할을 수행하고,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퀴어문화축제는 오는 29일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는 성(性) 소수자 운동이 확산한 계기인 미국 뉴욕 스톤월 항쟁 50주년을 기념해 앞서 벌인 축제보다 큰 규모로 개최돼 역대 가장 많은 참가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대구퀴어축제는 성 소수자들에 대한 편견을 깨고, 보편적인 권리보장을 요구한다는 이유로 지난 2009년부터 해마다 동성로 일대에서 진행됐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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