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일부터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 A관에서

A.Shambare, After school, Spring stone
피카소, 마티스 등 현대 미술가들에게 영감을 준 아프리카 쇼나조각 쇼나(Shona)는 짐바브웨 인구의 70%를 차지하는 부족의 이름으로 이들은 조각에 대한 천부적인 재능과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0여 년 전부터 한국과 남아프리카를 오가며 쇼나조각의 진면목을 국내에 소개해 오고 있는 인투아트(대표 오재창)의 개관 17주년을 기념해 다양한 쇼나조각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아 특별전을 마련한다.

독자적인 석조문명을 이뤘던 쇼나왕국에서부터 유럽 식민지시대를 거쳐 오늘의 독립국가에 이르기까지 아프리카 짐바브웨인들의 정서가 고스란히 담긴 쇼나 조각은 아프리카 미술을 대표하는 양식으로 오래전부터 알려져 왔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전 세계 미술애호가들로부터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쇼나조각의 진면목을 살펴 볼 수 있는 작품전인 ‘아프리카 쇼나 조각전’이 오는 7월 2일부터 14일까지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 A관에서 마련된다.

‘쇼나(Shona)’란 아프리카 짐바브웨(Zimbabwe) 인구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부족의 이름으로 쇼나 조각가들은 스케치를 하거나 밑그림을 그리지 않고 순수하게 돌과 자연에 깃들어 있는 형태를 오로지 정과 망치, 샌드페이퍼만으로 쪼아내고 연마하여 자신들의 영적인 세계를 표현하는데 인간과 자연의 조화, 인간과 인간의 조화,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통해 인간의 내면세계에 내재하는 순수한 정을 접할 수 있게 연출해 내고 있다.

이들 작품들은 ‘상생의 노래’라는 주제로 도출되는 제 3세계 미술의 선두주자로 각광 받고 있다.

이번 전시는 다양한 작가들의 조각품들을 통해 아프리카 예술가들의 삶의 근본적 의미를 되살펴 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짐바브웨에서 활동 중인 A.Shambare, E.Karuru, L.Bonjisi, Mandala T, N Mukomberanwa 등의 작품들이 소개되며 조각품으로 사용되는 돌의 재질은 Spring Stone, Opal Stone, Cobalt Stone, Serpentine, Fruit Serpentine, Rapidolite, White Opal Stone이 주재료가 되고 있다.

Mandala T, 우리는 하나, Opal stone
쇼나조각의 전통은 기원전 8세기경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11C에서 15C까지 남아프리카를 지배했던 ‘쇼나왕국’의 거석문명 유적지인 그레이트 짐바브웨(Great Zimbabwe, ‘돌로 지은 집’이란 의미)에서 그 실체를 확인할 수 있다.

짐바브웨의 독특한 석조문명은 20C에 이르러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되는데, 1950년 짐바브웨 국립미술관(Zimbabwe National Gallery) 초대관장 프랭크 맥퀸(Frank McEwen)이 쇼나부족의 천부적인 재능을 발견하고, 작가들을 모아 작업을 지원하면서 현대적 개념의 조각예술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쇼나 조각가들은 다양한 돌의 질감과 색감을 적절히 활용해 과감한 변형과 생략으로 특유의 에너지를 형상화하고 있다.

쇼나 조각가들은 스케치를 하거나 밑그림을 그리지 않고 순수하게 돌과 자연에 깃들어 있는 형태를 자연스럽게 끌어내고 있다.

작품들은 메시지 전달이 유연하고, 구상과 추상의 경계로부터 자유로우며, 전통과 현대를 적절히 접목해 현대조각의 한 흐름으로 확연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쇼나조각은 현대미술의 거장 피카소, 마티스 등과 같은 대가들의 작품세계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미국, 유럽 등 세계 각국에서 ‘쇼나 조각파’라는 조각가군을 만들 만큼 현대 미술계에 주목을 받고 있다.

영국의 선데이 텔리그라프지(Sunday Telegraph, London)가 “세계를 이끄는 10명의 조각가를 꼽는다면 최소한 5명은 쇼나조각가일 것”이라고 극찬한 바 있는 쇼나조각은 1963년 런던 전시를 시작으로 현대미술의 성전이라는 뉴욕의 현대미술관, 파리의 현대미술관, 로댕미술관 등 세계적인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전시를 개최하면서 권위 있는 미술저널이나 비평가, 화상으로부터 지속적인 호평을 받아 오고 있다.

이번 전시는 산업화로 인해 자연주의적 정서가 퇴색돼 가는 현대인들에게 통념적 의미를 넘어 실험적이고 순수한 감정으로 원석을 쪼아 내는 현대조각의 진면목을 감상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전시회와 조형 양식이 주는 신비감과 예술가들의 깊은 정감을 함께 맛볼 수 있는 의미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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