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반쪽' 정상화속 기싸움만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왼쪽)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5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6.25 전쟁 69주년 기념식에 참석, 나란히 앉아있다. 연합
여야가 마지막 본회의가 열린 지 80일 만에 국회 정상화에 극적으로 합의하는 듯하다 자유한국당의 막판 반대로 불발되면서 또 다시 치열한 기 싸움만 벌이고 있다.

25일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한국당이 합의 2시간 만에 합의문을 거부한 것과 관련해 “의회주의에 대한 폭거”라고 비판하면서 전제조건 없이 국회에 복귀하라고 촉구했지만 자유한국당은 “재협상을 하지 않으면 국회를 열 수 없다”고 맞섰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자유한국당은 공존의 길을 외면하고 끝내 오만과 독선의 길, 패망의 길을 선택했다”며 “국회정상화를 바라는 대다수 국민의 여망을 정면으로 배반한 것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나면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새로운 협상이 가능할 거란 착각은 꿈도 꾸지 말라”며 “이번 만큼은 어떤 전제조건 없이 국회로 복귀하라. 이것만이 국민 분노로부터 한국당이 생존할 수 있는 마지막 유일한 길임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반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사이버안보 이대로 좋은가’ 정책토론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어제 합의는) 의총 추인을 조건으로 하는 조건부 합의였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책임있는 여당으로서 좀 더 넓은 마음으로 재협상해야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또, 이날 국립서울현충원 무명용사탑을 참배한 뒤에도 “실질적으로 재협상하지 않으면 국회를 열 수 없다”며 “가장 중요한 선거법이라든지 날치기 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에 대한 민주당의 진전된 제안들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합의가 조건부라는 것은 어제 (교섭단체 원내대표) 3명이 말씀드릴 때도 했고, 그건 국회 관례”라며 “당 상임위원회 회동을 통해 앞으로 국회 일정에 대해 어떤 식으로 대처할지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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