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진 "‘태양광 사업’편, 靑 허위보도 반발에 재방송 결방"

태양광발전소
청와대가 ‘허위사실’이라며 정정보도를 요구한 KBS 1TV 시사교양 ‘시사기획 창 - 복마전 태양광 사업’ 재방송이 취소되자 해당 프로그램 제작진이 성명을 내며 반발했다. KBS 내부에선 보도 외압과 자율성 침해 여부를 둘러싼 내부 논란이 일고 있다.

‘시사기획 창’ 제작진은 지난 24일 KBS 내부 전산망에 성명을 올려 “지난 18일 방송된 ‘복마전 태양광 사업’ 편이 허위보도라는 청와대의 주장을 인정하는 듯한 모습으로 비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22일 방송 예정이던 해당 프로그램 재방송이 명백한 사유 없이 취소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작진은 “청와대가 허위보도라고 반발하기만 하면 재방송도 결방시키는 것이 KBS가 추구하는 언론관인지 묻고 싶다”며 “편성본부장은 재방송 불방을 결정한 경위를 밝히고, 그 과정에서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가 없다면 엄중히 문책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또 이들은 청와대가 정정보도를 요구하던 지난 21일 즉각 반박 입장문을 작성했지만, 보도본부 수뇌부가 입장문 발표를 막았다고도 주장했다.

청와대를 향해선 “방송 전에 사실관계 확인 등의 절차를 거쳤고, 심지어 청와대에도 수차례 입장 표명을 요청하기까지 했다”고 반박했다.

KBS 1TV ‘시사기획 창’은 지난 18일 방송에서 정부가 장려하는 태양광 사업의 문제점을 짚으며 최규성 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을 인용 보도했다.

방송에서 최 전 사장은 “대통령이 (저수지 면적) 60%에 (태양광을) 설치한 곳을 보고 박수를 쳤다”고 했다. 제작진은 최 전 사장의 이러한 발언을 “당초 환경 등을 고려한 면적은 10% 이하였으나 ‘대통령이 좋아했다’는 전언에 어이없는 결정이 내려졌다”는 취지로 소개했다.

이에 지난 21일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KBS가 아무 확인 절차도 없이 허위사실에 근거해 청와대가 태양광 사업 복마전의 배후인 것처럼 묘사했다”며 정정보도와 사과방송을 요구했다.

홍사훈 KBS 시사제작국장은 26일 “전날 열린 보도위원회 등을 통해 입장을 내부적으로 조율하고 있고 조만간 (그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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