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중견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서 캄보디아 진출 등 지속적 혁신 의지 밝혀

김태호 DGB 금융지주 회장이 27일 대구경북 중견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 21 주최로 열린 리레이정책토론회에서 새로운 시장 진출을 위한 복안을 이야기하고 있다.

1974년 경북고 졸업 후 연세대를 거쳐 서울의 시중은행에서 근무하다 고향 대구의 DGB 금융지주 회장이 된 지 1년을 갓 넘긴 김태오(65) 대구은행장은 “대구는 유연성과 개방성이 부족하다”고 했다. 디지털 분야 인력을 외부에서 뽑으려다 강력한 내부저항에 부딪친 경험을 이야기했다. 대구은행 내부 순혈주의는 시야를 좁히고, 생각을 키울 수 없게 만든다는 지적도 보탰다. 그는 “직원들을 해외에 보내서라도 생각을 키우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27일 대구·경북 중견언론인 모임인 아시아포럼21이 마련한 릴레이정책토론회 자리에서다.

김 회장은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고 강조했다. 수평적인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서 더더욱 그렇다고 했다. 그는 “끼리끼리 문화, 서로서로 봐주는 행태, 학연과 지연 모두 철저하게 배제하겠다”며 “임원 선발, CEO 선발 과정도 절대 관여하지 않는다. CEO가 투명하게 한다면 정도경영과 기업문화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꼿꼿하게 강조했다. 채용비리, 비자금 조성·횡령 등 전임 행장 시절 불미스러웠던 사건들을 의식한 말이다.

김 회장은 3200여 명의 대구은행 직원을 ‘올 라운드 플레이어’로 키우고 있다고 했다. 수신, 대출, 외환, 카드 등 전체분야 모두 능숙하게 처리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인력 재배치도 이야기했다. 그는 “8월 중 지방은행 최초로 대구수목원 인근 대곡2지구에 ATM기와 키오스크가 은행업무를 대신하는 스마트 점포(디지털 브랜치)를 마련하는데, 인터넷과 모바일로 거래하는 시대에 맞춰 중심거점점포와 스마트 점포로 변화시킬 것”이라면서 “기업과 가계여신, 리스크 관리 등 고객과 대면하는 심사 분야가 살아남게 되는데, 이런 인력을 효율적으로 키워내는 일도 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회장은 “그동안 담보 위주 여신의 틀에서 머무른 탓에 기업인의 경영철학과 기술 등 비재무 정보 등 미래성장 가능성을 보고 판단할 수 있는 인력을 키우거나 섭외하는 일에도 매진하겠다”면서 “이래 AMS의 사례와 같이 미래에도 생존할 수 있는 기업이라면 다른 은행과 협조해서 밀어줄 것”이고 말했다.

새로운 시장으로의 진출과 디지털화·글로벌화를 위한 복안도 설명했다.

서울과 수도권이라는 신시장 진출을 위해 움직이는 모바일 지점 형태로 개인이나 2인을 투입해 금융 컨설팅이 필요한 중소기업을 직접 찾아가는 기업영업추진 전문역(PRM 제도)으로 경계 넓히기에 나서고,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핀테크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금융상품을 내세우겠다고 했다. 금융 패러다임 변화에 충실히 대응해 경쟁력을 갖겠다는 것이다.

모바일 영업으로 무장해 캄보디아 미얀마를 글로벌 진출의 전략적 요충지로 삼겠다는 흥미로운 계획도 말했다. 김 회장은 “2년 전 대출만 가능한 캄보디아 특수은행을 인수했는데,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덕분에 부실률이 거의 없는 대신 수익률이 높아 100억 원 정도의 이익을 봤다”며 “내년 상반기쯤에는 수신까지 가능한 상업은행으로 전환되는데, 핀테크 기업과 소액대출 기업을 인수해 모바일 영업에 나서려고 한다”고 했다.

김 회장은 “지역에서 성장한 은행으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자동차와 금속가공 업체에 대해 대출금 상환유예를 비롯해 지역민을 위한 대출금리 인하, 지속적인 사회공헌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혁신’을 혁신하는 심정으로 새로운 50년 역사를 만들겠다”고 각오를 말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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