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석 영천기자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이뤄진다.

가정에서 부모가 다투면 자식들은 누구의 편도 들지 못하고 눈치를 보게 되고 처신을 어떻게 해야 하나 답답해진다.

영천시 7월 인사로 단체장과 부단체장의 관계가 불편해졌다.

이번 인사는 민선7기 취임 1주년을 맞은 최기문 시장이 자신의 뜻에 따라 인사를 단행했다.

최 시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청탁한 직원들, 선거에 중립을 지켜야 하는 공무원 본분을 망각한 직원 등에 대해 인사 조치를 하며 확실하게 본보기를 보여줬다.

또 민선 7기 함께 일할 직원들을 전진 배치시키는가 하면 생각도 못한 직원들을 승진시켜 모두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만 하면 승진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줘 직원들이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인사위원회 위원장인 부시장에 대한 예우가 미흡했다는 평이다.

이번 인사를 하는데 있어 부시장의 의견은 무시되고 일방통행적인 인사가 이루어졌다고 공직사회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

공무원들의 말을 빌리면 관례적으로 인사에 있어 부시장의 지분(?)이 있는데 이번에는 전혀 반영이 안 돼 자존심이 상당히 상했다는 것.

이에 따라 직원들은 ‘고래 싸움에 세우 등 터진다’고 이번 일련의 사태로 인해 불똥이 직원들에게 튈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소식을 접한 한 원로 정치인은 “단체장과 부단체장 관계는 상하관계가 아니라 동등·협력 관계이다”며 “최기문 시장이 계급사회에서 잔뼈가 굵어 행정을 오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된다”고 걱정했다.

특히 “선출직이며 시민들의 지지로 선출된 시장은 더더욱 개인의 몸이 아니다”며 “시민과 영천시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경우 양보도 하고 정무적 판단도 할 줄 알아야 된다”고 조언했다.

상황이 이렇듯 두 사람의 목소리는 제각기 다르지만 누가 옳고 그른 것은 없다.

대화가 끊긴 곳에서는 소통이 있을 수 없고 사소한 일들이 사사건건 대립으로 부딪혀 역효과만 생긴다.

‘역지사지’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못 풀 것도 없다.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한다면 대화로 조화롭게 풀어나갈 수 있다.

지금 이 어려운 시기에 서로 고집을 부릴 때가 아니다. 우리는 안다. 가정과 가족의 화목이 얼마나 소중한 가치를 가졌는지 알아야 할 것이다.
 

권오석 기자
권오석 기자 osk@kyongbuk.com

영천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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