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미 정상, 정전선언 66년만에 판문점서 마주하다
남북미 정상, 정전선언 66년만에 판문점서 마주하다
  • 이기동 기자
  • 승인 2019년 06월 30일 20시 34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7월 01일 월요일
  •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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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제안 김정은 위원장 호응해 전격 성사
남측 자유의 집서 53분 독대…문 대통령 조언자 역할
북미 실무진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협상 재개 공식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동을 마친 뒤 문재인 대통령 등과 함께 군사분계선으로 이동하고 있다.연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동을 마친 뒤 문재인 대통령 등과 함께 군사분계선으로 이동하고 있다.연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에서 단독 회동을 함으로써 사실상 3차 북미정상회담을 했다. 관련기사 2.3.19면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만나 악수한 뒤 트럼프의 ‘깜짝 월북’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과 회동한 후 자유의집으로 이동해 53분 가량 단독 회동을 가졌다.

북미 두 정상이 취재진을 물린 채 단독 회동한 시간만 48분으로 사실상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 앞에서는 남·북·미 정상이 함께 만나 악수를 나누는 역사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3개국 정상은 이어 언론 앞에 나란히 서서 기념촬영을 했고 북미 정상만 자유의 집으로 이동해 대화에 나섰고 문 대통령은 빠졌다.

문 대통령이 이 회동에서 빠질 가능성은 이미 예견됐었다. 당초 이날 회동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9일 ‘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트윗을 하고 이에 북측이 호응해 성사됐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가진 한미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오늘 대화의 중심은 미국과 북한 간 대화가 중심”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비무장지대(DMZ) 방문에 동행할 것을 밝히는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사이 대화의 큰 진전을 이루고 좋은 결실을 맺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양 정상은 DMZ를 함께 방문해 오울렛 초소 등을 방문했다.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자유의 집에서 나온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 혼자였다. 그는 오후 3시43분께 홀로 군사분계선(DML)으로 향했다. 뒤이어 맞은편에서 걸어 나오던 김 위원장과 마주했고, 두 사람은 군사분계선 북측으로 함께 향했다가 다시 회동장이 있는 남측으로 걸었다. 때에 맞춰 문 대통령이 자유의 집에서 걸어 나왔고 역사적인 남·북·미 정상이 함께 마주하며 환담을 나눴다.

이후 북미 정상은 50분 가량 만남을 가진 뒤 헤어지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악수했고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서로 껴안으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두손을 맞잡고 대화하고 있다. 가운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두손을 맞잡고 대화하고 있다. 가운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 회동을 마친 후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아주 과감하고 독창적 접근 방식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원래는 오울렛 GP(경계초소) 공동방문까지만 예정돼 있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대담한 제안에 따라 역사적 만남이 이뤄졌다”며 재차 사의를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에서 김 위원장과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많은 복잡한 많은 일이 남았지만 우리는 이제 실무진의 논의를 지켜볼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폼페이오 장관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등 많은 실무진이 노력해왔다. 비건 대표는 상당한 전문가”라며 “양측은 실무진에서 뭔가 합의할 수 있을지 노력할 것이다. 복잡한 일들이 남았지만 우린 큰 승리를 이뤄내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미국은 폼페이오 장관이 (실무팀을) 선정해 이미 (명단을) 갖고 있다. 비건 대표가 (실무팀의) 대표가 될 것”이라며 “비건 대표는 전문가인 동시에 한국과 북한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비건 대표가 저를 대표해 협상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시에 “우리는 각각 대표를 지정해 포괄적인 협상과 합의를 하겠다는 점에 대해 합의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만남에 대해 “상당히 좋은 회의를 가졌다. 오늘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역사적인 순간이자 역사적인 날”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봐야 알겠지만 우리는 속도보다 올바른 협상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판문점에서 회동한 데 대해 “앞으로 우리가 하는 행동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이날 판문점 남측 지역 자유의집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우리 훌륭한 관계가 남들이 예상 못하는 좋은 일을 계속 만들면서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맞닥뜨릴 난관과 장애를 극복하는 신비로운 힘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편 북미 간 실무협상이 재개되면 의제와 함께 차기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 시기 등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개최 장소로는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가 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희망한다면 언제든 백악관을 방문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다”면서 “앞으로의 (협상) 단계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의 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개최지로 거론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경호나 의전상 어려움 탓에 가능성이 다소 작게 점쳐졌다.

앞선 사례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워싱턴으로 초청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밝힌 만큼 실무협상 진행 결과에 따라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처음으로 미국 땅을 밟을 수도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북미 양측이 수주 내 실무팀을 구성해 협상에 착수한다고 하더라도 미국이 요구하는 비핵화 조치와 북한이 요구하는 상응조치 간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북미 간 비핵화 대화도 더디게 진행될 공산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봐야 하겠지만 우리는 속도보다 올바른 협상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해 향후 협상 과정에서 난관이 있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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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 정치경제부장. 청와대,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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