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실회의 개최 이어 산업부 장관이 오후 수출전략회의서 대외적 입장 발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긴급관계장관 회의를 마친 후 인터뷰를 하는 동안 도규상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이 뒤에 서 있다. 연합
정부는 1일 홍남기 부총리 주재로 관계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녹실(綠室)회의를 열고,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윤태식 기획재정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1일 오전 7시 30분 홍남기 부총리 주재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관계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녹실회의를 열고 일본의 수출규제 관련 동향과 대응방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녹실회의에는 이태호 외교부 2차관과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어 이날 오후 2시 성윤모 산업부 장관이 주관하는 수출전략회의를 열어 대외적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윤 대변인은 덧붙였다.

아울러 정승일 산업부 차관은 이날 오후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이날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3개 품목에 대해 사실상 금수조치에 해당하는 수출 규제 조치를 발표했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첫 배상 판결이 나온 지 8개월 만에 본격적 보복에 나선 것이다.

3개 품목은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등에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반도체 기판 제작 때 쓰이는 감광제인 리지스트, 반도체 세정에 사용하는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 등이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이들 품목의 한국 수출절차를 간소화하는 우대조치를 취해왔으나 4일부터 한국을 우대대상에서 제외해 수출 계약별로 90일 가량 걸리는 일본 정부 당국의 승인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방식으로 수출규제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기본적으로 징용 배상 문제가 풀리지 않는 한 이들 품목의 한국에 대한 수출을 허가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의 금수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리지스트는 전 세계 생산량의 90%, 에칭가스는 약 70%를 일본이 점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 이들 소재를 공급받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이에 더해 한국에 대한 통신기기 및 첨단소재의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대책도 검토 중이며, 이를 위해 한국을 우대대상인 ‘화이트(백색) 국가’리스트에서 빼기로 하고 시행령을 바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상에서 제외되면 집적회로 등 일본의 국가안보에 관계된 제품을 한국에 수출할 때마다 건별로 일본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일본은 현재 한국과 미국, 영국 등 27개국을 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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