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 영남의료원 고공농성 취지 밝혀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박문진(58·여·왼쪽) 지도위원과 송영숙(42·여·오른쪽) 영남대의료원지부 부지부장이 영남의료원 본관 옥상 에서 요구사항이 명시된 대형 현수막을 걸고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민노총 대구본부 제공
“의료원이 당장 복직을 허용하면 일할 수 있는 기간은 고작 2년 정도다. 돈을 버는 것보다 부당해고와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방점을 찍으려고 한다”

대구 영남대의료원 본관 옥상에서 무기한 고공농성에 들어간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박문진(58·여) 지도위원이 2일 송영숙(42·여) 영남대의료원지부 부지부장과 함께 강도 높은 농성에 돌입한 취지를 밝혔다.

전날 지상으로부터 약 70m 높이 옥상에서 농성을 시작한 박 위원은 노조탄압을 기획한 영남대의료원의 진상조사와 책임자처벌, 재발방지 방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박 위원은 과거 영남의료원 간호사로 근무하다 지난 2007년 해고됐다. 노조의 주장대로라면 노조탄압의 직접적인 피해자다.

해고 당시 17년 차 간호사였던 박 위원은 2006년 주 5일제 시행에 따라 인력충원과 비정규직들의 정규직 전환 등 기존 단체협약 합의사항의 이행을 요구하면서 3일 동안 파업에 동참했다고 설명했다. 조합원 약 1000명 가운데 200여 명이 참여한 파업이었다.

하지만, 박 위원은 한 노무법인의 개입 이후 조합원들에게 손해배상청구 양식으로 된 노조탈퇴서가 발송됐다고 전했다. 노조 조합원 800여 명이 탈퇴해 70여 명으로 줄어든 이유다. 이어 노조 간부 등 28명이 사측으로부터 징계처분을 받았고, 박 위원을 포함한 10명은 해고됐다.

박 위원은 “손해를 끼치는 파업이 아니었음에도 의료원은 56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당연히 법원은 기각했지만, 이후 노무법인을 고용한 의료원이 강성노조의 탄압을 기획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노조탄압이 기획된 근거로 “의료원에 고용된 노무법인이 다른 기업 설명회에서 몸값을 올리기 위해 노조파괴 사례로 영남대의료원을 제시했다”며 “현란한 말솜씨로 인정한 것이나 다름 없다”고 했다.

이날 영남대의료원 대구시민대책위원회가 의료원 본관 앞을 찾아 노조탄압 진상조사와 해고자 복직을 촉구, 박 위원과 송 부지부장의 농성에 힘을 보탰다.

박 위원은 “노조탄압 진상조사는 미지수지만, 13년의 종지부를 찍기 위한 마지막 투쟁을 결심하면서 강도 높은 농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송 부지부장과 노조, 시민단체와 함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무기한 농성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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