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영 시인 "단순한 표현으로 추구하는 삶의 지향점 나타내"

이광수 시집
포스코와 포스텍, 포철교육재단에 근무하다가 퇴직 후 영천 별빛촌에서 자연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광수님이 생명존중을 실천하는 시집 ‘제일 시원한 바람’(도서출판 아르코)을 발간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한 편의 시에는 시인의 삶이 녹아 있고, 시인이 살던 시대가 담겨 있다.

한 편의 시에는 음악과 그림으로 표현할 수 없는 색다른 음색이 있다. 그렇기에 한 편의 시에는 시를 쓴 시인의 나이테가 고스란히 숨겨져 있다. 정보통신의 발달에 따라 시 역시 노래나 그림 등의 여타 예술 분야처럼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성을 갖게 됐다.

그래서 그런지 주변 곳곳에서 시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란 어렵지 않다. 그들 중에는 감상자의 위치에서 창작자의 위치로 옮기는 경우도 많다. 많은 사람이 시를 쓰고 싶어 하며 시집을 찾고, 시를 쓰기 위해 고민한다. 하지만 모두가 시를 쓴다고 시인이란 명칭이 붙고, 시집을 발간하는 것은 아니다. 시는 사물과 현상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면서도 시적 장치를 갖고 있는 고도의 예술 분야이기 때문이다.
이광수
이광수 님은 시와 무관한, 시와 멀리 있는 기업인, 학교 경영인이었다. 그의 약력에서 볼 수 있듯이 그는 행정학을 전공했고, 세계적인 철강회사 포스코에 근무했으며, ‘무은재 김호길 학장을 기리며’란 시를 쓸 정도로 포항공대 설립에 관여했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굴지의 사학인 포스코교육재단에서 임원으로 직장을 마무리했다. 한 생에 있어 가장 여유로운 시간은 은퇴 후의 삶일 것이다. 그의 삶에서 시와 열애하고 있는 모습을 통해, 은퇴 후 자연에서 시를 경작하고 있는 모습은 새로운 삶의 모델이 될 것이다.

하재영 시인은 서평에서 “어떤 사실을 별것 아닌 것으로 여길 정도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은 긴 시간 속에 욕망과 체념을 통과의례로 거치며 맘을 비울 때 가능한 일이고, 그것은 과거 선승들이 달관의 경지에서 보여주는 선문답 같은 일이다. ‘말 한 마디에/울고 웃고’에서 볼 수 있듯이 사람들의 말과 표정은 감정을 드러내는 일차적 표현이다. 말에 의해‘울고’,‘웃고’있지만 ‘빙그레 웃는’, ‘따뜻한 포옹’이야말로 세상을 아름답게 색칠하고, 서로 이해하며 일치하는 일이라고 한다. 단순한 표현이지만 이런 표현은 시인이 추구하는 삶의 방향성이면서, 그가 시를 쓰는 높은 지향점이고, 마음이 가난한 빈자의 모습이기도 하다”고 평했다.

고영민 시인은 “시를 쓰는 사람은 시의 숙주입니다. 시는 시를 쓰기로 작정한 사람의 내부에서 生을 시작합니다. 사람이 시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시가 사람 속으로 들어옵니다. 시가 들어와 사는 것입니다. 숙주가 기생체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기생체가 숙주를 선택하는 이치입니다. 시를 쓰는 사람은 시의 선택을 받은 사람입니다. 시가 살 수 있는 상태가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은 시를 쓰지 않는 타인과 다를 뿐 아니라 시를 쓰기 전의 자기 자신과도 같지 않습니다 시가 들어와 살기 때문입니다. 이광수 님 속에 오래오래 詩가 기거하길 기원하며, 첫 시집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고 말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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