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만 시인 신작 시집 ‘늦귀’.

‘빗방울의 노래’는 1982년 한국문학 신인상에 당선돼 문단에 나온 서상만 시인의 열 번째 시집이다. 

그의 시는 크게 유년의 고향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오랫동안 병고를 겪다 일찍 하직한 아내에 대한 형언할 수 없는 안타까움의 정동, 그리고 끝이 보이는 노년의 삶과 그 내면 풍경들, 삶과 죽음, 혹은 시간에 대한 형이상학적 관심 등을 토대로 하고 있는데, 특히 자잘한 노년의 일상이 눈에 잡히듯이 선명한 이미지로 사실적으로 묘사돼 있어서 노경(老境)에 대한 본격적인 탐구로서 독자적인 시적 영역을 개척한 것으로 평가될 만하다. 

노년의 삶을 다룬 시편들은, 소소한 일상과 그러한 일상에서 물결치듯 일어나는 과거에 대한 회한과 짧아져 가는 미래의 시간에 대한 안타까움, 그리고 노년의 눈에 스치는 여러 풍경이나 사건들이 범상치 않은 의미를 지닌 채 다가오는 모습들을 생생하게 재현함으로써 노년의 삶이 얼마나 풍요롭고 그윽한 향기를 낼 수 있는지를 실증하고 있다. 

서상만 시인
서상만 시인

서상만 시인이 그려내는 노경의 내면 풍경과 노경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계의 모습은 매우 풍요롭고 역동적이며 생동감을 지니고 있다. 그러면서도 따듯하고 훈훈한 온도를 내포한다. 이러한 모든 요소들은 서상만 시인의 시적 공간을 매우 풍요로운 이미지와 복욱한 향기, 그리고 농밀한 정동이 물결치는 역동적 공간으로 만든다. 그리고 그러한 기제들과 사유의 힘이 결합하여 삶과 죽음에 대한 형이상학적 통찰을 형성한다. 서상만 시인의 시편들이 풍요롭고 역동적이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것은 삶과 죽음에 대한 형이상학적 통찰이라는 시의식의 깊이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시인은 포항 호미곶 출생으로 자유시집 ‘시간의 사금파리’(시와시학사), ‘그림자를 태우다’(천년의시작) ,‘모래알로 울다’(서정시학), ‘적소(謫所)’(서정시학) ,‘백동나비’(서정시학) ,‘분월포(芬月浦)’(황금알), ‘노을 밥상’(서정시학) ,‘사춘(思春)’(책만드는집)등이 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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