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살길 막막" vs "최소한의 삶 보장하는 안전망"
중기중앙회 "최저임금 인상땐 고용감축으로 대응할 수도"

4일 오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주최로 열린 ‘최저임금, 국민에게 듣는다’ 토론회에서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왼쪽)과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가 4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주최한 ‘최저임금, 국민에게 듣는다’ 토론회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찬반이 극명하게 갈렸다.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있는 만큼 지나치게 비판적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자영업 환경이나 고용 상황에 악영향을 줬다면서 정부가 이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반론도 나왔다.

정해구 정책기획위원장은 인사말에서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는 복합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긍정적 효과는 상용직 노동자들의 소득이 증가했다는 사실이고, 부정적 효과는 일부 자영업자나 일용직 또는 임시 노동자 등 불이익을 받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긍정적, 부정적 효과는 객관적으로 그리고 종합적으로 평가돼야 한다”며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논란은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기 위한 정치적 수단으로도 동원됐다. 경기 침체와 고용 부진의 책임을 오로지 최저임금 인상 탓으로 돌리는 주장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홍장표 소득주도성장특위 위원장 역시 인사말에서 “그동안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에 대해 다양한 우려가 제기됐으나, 2년간 논란을 돌아보면 우려가 과도했거나 현실에서 나타나지 않은 것이 있었다”고 돌아봤다.

홍 위원장은 “가장 먼저 물가폭등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작년 물가상승률은 2017년의 1.9%보다 낮은 1.5%를 보였고 올해도 안정세”라며 “고용 대란이 초래된다는 우려도 있었다. 도소매업이나 음식료업 등 일부 업종에서 부작용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이제는 비판이 잦아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금격차 완화에 기여했고 소비를 진작시키는 등 긍정적 효과도 있었다”며 “만악의 근원이라는 주홍글씨를 새기기보다는 공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경제 현장의 어려움이 적지 않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식당을 운영한다는 한 참석자는 “2년 새 최저임금이 29% 올랐다. 임대료도 재료비도 30%씩 오르지는 않는다”며 “인건비가 올라 어려움을 호소하는데 정부는 인건비는 문제가 아니라고만 한다 소득주도성장의 과실이 돌아올 것이라고 얘기하는 데 장사하는 입장에서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식당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평균적인 임금 시세는 240만∼250만 원이 된 것이 현실이다. 돈 벌려고 장사하는 건데, 돈이 벌리기는커녕 운영 자체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주휴수당까지 의무화되자 살길이 막막한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실장 역시 “중앙회가 2차 이상 하청업체와 도소매 영세업자 등에게 조사한 결과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시 고용감축으로 대응하겠다는 기업이 절반이 넘었다”며 “근로자를 일자리 밖으로 밀어낸다는 점은 심각하게 고민할 문제”라고 밝혔다.

다만 아르바이트 학생 자격으로 참여한 문서희 씨는 “최저임금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최소한의 삶을 보장받을 수 있는 제도이자 안전망”이라며 “눈앞의 이익을 좇아서 최저임금 인상을 반대해서는 안된다”고 재반박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한국리서치 정한울 전문위원이 정책기획위 의뢰로 조사한 최저임금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6월 25∼27일 전국 임금근로자 500명, 자영업자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에서 임금근로자의 경우 62%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했고, 반대로 자영업자 응답자 중 61%는 동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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