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검암동은 정상 수준 회복"…주민 "아직도 멀었다"

지난달 27일 오전 인천시 서구 청라동 A아파트 인근 소화전에서 ‘수돗물 민원 기동반’ 대원들이 수돗물 상태를 맨눈으로 점검하고 있다. 연합
환경부는 5일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와 관련, 서구 청라동과 검암동 수질이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발표했다.

환경부가 5월 30일 사태 발생 이후 피해지역 중 특정지역의 수질 정상화 판단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환경부는 인천시와 함께 한 달여 간 복구작업을 거친 뒤 현재 블록별로 수질 정상화 여부를 판별하고 있다.

환경부 수돗물 안심지원단은 이날 인천시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서구 청라동과 검암동은 36개 지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탁도와 망간·철 검출 여부 조사 결과 모두 기준치를 충족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돗물 수질은 정상 회복됐다 하더라도 수용가 차원에서는 필터 상태 등 체감하는 수질 상태가 다를 수 있다”며 각 가정이 느끼는 만족도는 여전히 낮을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학교 급식 정상화와 관련해서는 검암동 8개 학교는 2차례 수질검사 결과 정상 수준으로 판단했다. 또 청라동 19개 학교에 대해서는 다음 주 2차 수질검사를 확인한 후 정상 여부를 확정할 방침이다.

정상 수준으로 판단을 받은 학교들은 내부 논의를 거쳐 급식 정상화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안심지원단은 청라·검암동이 아닌 다른 지역에 있는 가좌초교·가좌중학교·가림고교 등 3개 학교는 7월 1일 채취시료에서 트리할로메탄 항목이 먹는물 기준치를 초과했지만 다음 날 수질검사에서는 모두 수질 기준을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환경부는 붉은 수돗물 사태가 발생한 지역 중 나머지 급수구역에 대해서도 이런 방식으로 수돗물 안심 여부를 검증할 방침이다.

정상화 지원반은 수돗물 정상화가 검증되지 못한 지역에서는 추가로 관로 이토작업(이물질 제거작업)과 급배수관 방류를 진행할 방침이다.

그러나 서구 주민들은 환경부의 수질 정상화 판단을 인정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서구수돗물 정상화 대책위원회 주민 민간위원들은 환경부 발표 직후 입장문을 내고 “서구 적수 사태는 아직도 진행 중”이라며 “주민들은 안정화됐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각 가정집에서 필터 등을 이용해 자가 테스트를 하면 여전히 수돗물에서 검붉은색 물질이 검출된다고 주장했다. 또 환경부와 인천시가 6월 29일까지 이번 사태를 정상화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환경부와 인천시가 책임 있는 대책을 내놓기 전까지 붉은 수돗물 사태 관련 민관협의체 참여를 잠정 보류하는 한편, 주민들에게 충분한 이해와 설득 과정 없이 정상화를 선언할 경우 민관협의체 모든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는 지난달 30일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의 전기설비 법정검사 때 수돗물 공급 체계를 전환하면서 기존 관로의 수압을 무리하게 바꾸다가 수도관 내부 침전물이 탈락하면서 발생했다.

이로 인해 서구·영종·강화 지역 약 1만 가구가 적수 피해를 겪었고, 이 지역 학교에서는 급식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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