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총수와 간담회 사실상 확정…내일 김상조-5대 그룹 면담도 검토
靑 "감정적 대응 안한다"…文대통령 ‘對日 메시지’보다 ‘대응방안’ 초점 맞출듯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업이 커가는 나라, 함께 잘사는 나라’라는 슬로건으로 열린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참석 기업인의 발언을 듣고 있다. 문 대통령 뒤쪽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이 참석해 있다. 연합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 등으로 국내 기업이 심각한 타격을 받는 상황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서는 모습이다.

일본의 이번 조치로 기업은 물론 장기적 관점에서 한국 산업 전체에 미치는 악영향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문 대통령도 적극적인 대응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오는 10일 30대 그룹 총수들과 간담회를 갖는 방안을 검토했고 사실상 이를 확정한 상태다.

이번 간담회의 핵심 주제는 단연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른 국내 기업의 어려움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당사자인 기업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애로를 직접 듣는 ‘소통’으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날 간담회는 기업의 생생한 목소리를 경청하는 한편 이에 대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검토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6일 뉴스와의 통화에서 “재계의 요구를 가감 없이 듣고 이번 사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기업들의 요구가 나오면 이를 수렴해서 후속 대응 방안에 반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참모들도 기업들을 만나 소통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지난 4일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손정의(孫正義·일본 이름 손 마사요시) 회장과 국내 주요 그룹 총수 간 만찬에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도 참석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7일에는 김상조 정책실장이 5대 그룹 총수와 만나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한다. 다만, 외국 출장 등의 일정으로 참석이 불투명한 총수들이 있어 간담회의 최종 참석자는 유동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6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과의 국회 대정부질문 대비 간담회에서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대응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키’를 유지하던 문 대통령과 청와대·정부가 일본의 조치를 ‘보복적 성격’으로 규정하며 이처럼 적극적 태도로 전환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전면전’에 나선다는 해석을 내놓았으나 청와대는 이런 인식에 선을 그었다.

다소 감정적으로까지 해석되는 일본의 조치에 섣불리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상황을 키울 수 있어 최대한 냉정하게 대응하는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김 실장도 지난 4일 JTBC와의 인터뷰에서 “‘상승작용’을 원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한 바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철저하게 경제적인, 국익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앞으로 나올 대통령의 메시지도 일본을 향하기보다는 우리의 대비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수출규제 발표 후 아직 이와 관련한 대외적인 언급을 하지 않은 채 참모들과 수시로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10일에 있을 기업인과의 간담회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단기적인 대응이 긴급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일본에 의존한 산업구조의 개선을 모색하는 것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대통령의 메시지에는 그에 대한 의지가 담길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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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kb@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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