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우정훈·비앤컴즈

AI 사람에게 배우다
AI 사람에게 배우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며 많은 기업이 AI를 도입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몇 년 전 이세돌을 이긴 구글 딥 마인드의 AI 알파고가 등장하자 많은 사람이 놀라워하면서도 한편으로 불안을 감추지 못했다. AI가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불안함은 부정확한 정보에서 비롯한다. 

‘AI 사람에게 배우다’(비앤컴즈) 저자는 지난 수년간 미국에서 글로벌 기업과 국내 대기업이 추진한 AI 도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AI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성공과 실패에 관한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저자는 실제 AI를 도입한 경험으로 기업 실무를 토대로 내부 업무 문제, 조직 내 이해관계, 경영진의 의구심을 해소하며 우리가 처한 환경과 AI 도입의 방향을 제안하고, 구체적인 실천의 해답을 조언한다. 

기업 규모가 클수록 업무는 고도화하고, 계층이 세분화하며, 관료적 성격을 띠기도 한다. 이런 조직은 안정적인 운용이 장점이지만, 혁신으로 대표되는 변화에 기본적으로 거부감을 띠게 된다. 어느 시대나 신기술이 등장하면 혼란이 있었지만, 반드시 혁신이 뒤따랐다. 저자는 혁신의 기회를 눈앞에 둔 지금 관망은 답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저마다 다른 기업 환경에서 어떻게 AI 시대를 준비해야 하고, 대응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진단한다. 

지금까지 산업혁명은 블루칼라에 국한돼 왔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화두는 화이트칼라의 생산성이다.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자는 ‘워라밸’, 근로시간 단축과 저녁이 있는 삶은 이제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 AI가 사람의 업무를 대체하는 시대와 워라밸이라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요소가 어떻게 나란히 서게 됐을까? 

AI가 등장하면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생각들이 만연하지만, 저자는 AI가 사람을 더 행복하게 한다고 단언한다. 단순하고 기계적인 업무를 하는 사람이 느끼는 보람과 행복도는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람에 비해 낮다는 것이 여러 연구로 입증됐다. 저자는 단순한 일들을 AI에 맡기면, 사람은 더 가치 있고 창의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한다. 혁신 기술은 사람을 밀어내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향한 기술’이라는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AI ‘가이아’는 한 글로벌 기업의 인사부서에 도입된 AI다. 가이아가 처음 도입될 당시 일자리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인사부서 직원들은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지켜봤지만, 가이아가 실제 업무에 투입된 이후 반복적이고 지루한 업무에서 해방되자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며 고마워했다. 그리고 직원들이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자 기업 생산성이 오르기 시작했다.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묘사한 상황이지만, 이 역시 저자가 경험한 현실이며 성공 스토리다. 

저자 우정훈은 서울대학교에서 학부와 석사를 마치고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미국 KPMG Lighthouse 팀(Data Analytics Center of Excellence)에서 이사(Director)로 재직 중이며, 지난 10년간 AI의 기반 기술인 머신러닝·자연어 처리·클라우드 및 빅데이터 시스템 등을 개발하고, 금융·보험·헬스케어 등 다양한 비즈니스에 적용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