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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읽어주는 남자] 오페라 미술을 만나다
[오페라 읽어주는 남자] 오페라 미술을 만나다
  • 최상무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
  • 승인 2019년 07월 09일 15시 37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7월 10일 수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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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무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
최상무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

지난주 토요일인 6일 오후 3시, 대구미술관에서 특별한 콘서트가 열렸다. ‘오페라와 미술, ‘운명’적으로 만나다!’라는 제목으로 대구오페라하우스와 대구미술관이 함께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2015년부터 시작하여 매년 이맘때 만나 볼 수 있는 이번 토크 콘서트는 예술기관 간의 상호 교류 증진과 함께 미술관을 찾은 많은 시민들이 미술과 오페라의 향수를 함께 느낄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올해 토크 콘서트의 주제는 ‘운명’이었다. 먼저 대구미술관 최은주 관장의 ‘박생광 회고전’에 대한 소개를 시작으로 필자가 제17회 대국국제오페라축제의 소주제인 ‘운명’을 중심으로 축제를 소개하는 토크 콘서트를 진행하였다. 토크 사이에는 올해 오페라 축제의 폐막작인 베르디의 오페라 ‘운명의 힘’에 나오는 주요 아리아를 우리 지역의 간판 성악가인 소프라노 이화영, 테너 이병삼 씨를 통해 들어보는 시간도 가졌다.

대구미술관은 강렬한 색채와 수묵·채색을 혼합한 독창적인 기법으로 1980년대 한국 화단에 새로운 바람과 충격을 불러일으켰던 작가 박생광의 회고전이 열리고 있다. 1904년 진주에서 태어나 일제 강점기와 근대 대한민국의 모진 풍파를 겪으며 느낀 ‘운명’에 대한 자신의 감성을 화폭에 멋들어지게 옮겨 둔 박생광의 삶이 소개되었다. 한때 왜색이 짙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말년에는 한국의 역사 및 민화, 무속화, 그리고 불화에 기초하여 한국 채색화 전통의 현대화를 이루어낸 화가로 평가받고 있다고 한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올해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과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운명’이라는 주제로 국제오페라축제를 기획하였다. 17세기부터 19세기에 이르기까지 우리와 비슷한 운명을 거쳤던 스코틀랜드, 스페인 등 다양한 나라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급변하는 시대 상황 속에서 온갖 고난을 헤쳐나가는 인간의 운명에 관해 함께 생각해보는 축제를 만들고자 한다. 특히 폐막작인 베르디의 오페라 ‘운명의 힘’은 거대한 운명의 소용돌이 앞에 무기력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작곡자 베르디가 49세에 작곡한 이 오페라는 이탈리아 통일의 주역으로 칭송받던 베르디의 진면목을 드러내는 작품으로 당시 그는 이탈리아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던 중이었다. 그래서 일까? 이 오페라는 스페인을 배경으로 하면서 극 중간에 ‘이탈리아를 도와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며 병사를 모으는 다소 엉뚱한 장면이 등장하여 그가 얼마나 자신의 조국을 사랑했는지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이번 토크 콘서트는 동양과 서양, 미술과 오페라라는 전혀 생소한 두 장르를 연결하여 예술작품을 통해 국가와 민족의 ‘운명’을 걱정하는 두 예술가의 고뇌와 예술혼을 살펴보는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토크를 진행하며 현대를 살아가는 이 시대의 예술인들은 이 나라와 민족의 운명에 대해 과연 어느 정도나 관심이 있는지, 그것이 예술가의 작품 활동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 보았다. 아울러 그저 ‘운명’에 수긍하면서 살아가야 할지, 아니면 그 ‘운명’을 개척해가며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선택하며 살아 가야 하는지 예술 작품들을 통해 각자의 생각을 키워보는 시간이었다.

대구오페라하우스와 대구미술관은 콘서트하우스와 함께 ‘코코아(CO-COA)’라는 전국 유일의 예술기관 홍보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함께 각 기관의 홍보를 돕기도 하고 각 기관을 방문하는 관객들에게 포인트를 부여하여 쌓은 포인트로 어느 기관에서든 티켓을 구매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이다. 지역의 더 많은 기관이 동참하여 지역민들의 다양한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서로 상생 발전하는 문화도시 대구·경북을 함께 만들어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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