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공천=당선' 인식 강해 선거철 마다 낙하산 인사 당선
의견 조율할 '중진 정치' 실종돼 한국당 내에서도 들러리 신세
5선 도전 김부겸·주호영·유승민 총선 결과따라 '대권후보' 부상

내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경북·대구가 예전 정치 1번지라는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전직 대통령을 3명이나 배출한 경북·대구는 한때 한국 정치를 주도하며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지금은 ‘보수 꼴통’이라는 비아냥을 들으며 자유한국당 내에서조차 제 목소리를 못 내고 오히려 역차별을 받는 신세로 전락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한국당의 경우 당내 계파싸움으로 인해 다선의원 대다수를 무조건 공천에서 배제한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경북·대구는 한국당 ‘공천=당선’이라는 인식이 강해 후보들 대다수가 주민보다는 중앙당 공천에 목숨을 걸고 있으며, 선거철마다 낙하산(전략공천) 인사들이 별다른 노력도 없이 ‘금배지’를 달다 보니 현재 지역에서는 초·재선 의원이 80%를 차지하고 있다.

그 결과 다선 의원이 많은 타 지역에 비해 경북·대구는 정부와 국회(정치권) 등에서 지역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당내에서도 지도부가 아닌 들러리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예전처럼 정치적 힘을 갖기 위해서는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인사를 키워 다선 의원을 많이 배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물론 이 경우에는 정치인의 사상과 철학, 능력, 지역에 대한 애착, 미래 비전 등을 지역민들이 꼼꼼히 챙겨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경북·대구지역 의원 가운데 내년 총선에 성공할 경우 3선 이상이 대부분인 국회 위원장직을 맡을 수 있는 인사는 재선의 박명재(경북 포항 남구·울릉군), 김상훈(대구 서구), 윤재옥(대구 달서갑), 더불어민주당 홍의락(대구 북구을) 의원 등이다.

특히 5선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김부겸(대구 수성갑), 자유한국당 주호영(대구 수성을),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대구 동구을)과 4선에 도전하는 김재원(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김광림 (경북 안동), 강석호(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 의원 등은 내년 총선 결과에 따라 당 대표는 물론 차기 대권후보까지 넘볼 수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여기에 국정원 특수활동비 1억 원 수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구속 중인 박근혜 정부 시절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었던 최경환 의원(4선·경북 경산)이 오는 11일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어 확정결과에 따라 총선출마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지역 정치권을 대표하는 이들 의원이 내년 총선을 거머쥔다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겠지만 현실은 그리 만만치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국당의 지지기반이 강한 지역인 만큼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사활을 건 한판승부를 벌여야 하고, 한국당 의원들 역시 공천권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할 처지다.

한편, 최근 공천룰을 확정·발표한 민주당에 이어 한국당도 조만간 개혁·혁신을 바탕에 둔 공천안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여의도 정가에서는 한국당이 현역의원 하위 20% 탈락(민주당 안)보다 더 많은 의원을 물갈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경북·대구는 현역 50% 이상 물갈이설이 나오는 가운데 과연 다선의원이 몇 명이나 살아남아 지역의 맹주 자리를 차지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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