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후보자 '적격성' 공방 가열…與 "조속한 청문보고서 채택"
한국·바른미래는 사퇴 압박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에 난항이 예상된다.

법사위는 9일 새벽까지 인사청문회를 개최해 윤 후보자의 도덕성과 자질을 정밀 검증했지만 청문회 결과와 윤 후보자의 적격성 등을 놓고는 여야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렸다.

여야 간사는 10일 윤 후보자의 병역면제 사유인 ‘부동시’ 관련 자료를 받은 뒤 협상을 할 계획이지만, 여야 간 극명한 입장 차로 청문보고서 채택은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변호사 소개와 관련한 윤 후보자의 ‘위증 논란’을 놓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전체적인 취지를 보면 위증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의원들 “윤 후보자가 거짓말을 했다”며 사퇴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윤 후보자는 전날 청문회에서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의 친형인 윤 전 용산세무서장의 뇌물수수 의혹과 관련해 변호사를 소개한 적이 없다고 말했지만, 청문회 막판 윤 전 세무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하는 취지의 언급이 담긴 육성 녹음파일이 공개돼 파장이 일었다.

하지만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윤 후보자에게 심각한 흠결은 없다며 청문보고서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간사인 송기헌 의원은 위증 논란에 대해 “약간의 오해가 있을 수는 있지만, 전체적인 취지를 보면 위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직접 상담해주기 어려우니 (변호사에게) 법적 조언을 해주라는 취지”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후보자가 거짓말을 한 것이 탄로 났다”며 “한국당 의원들이 집요하게 거짓이라고 주장했는데도 버티다가 영상이 나왔다. 윤 후보자 도덕성에 치명적인 하자가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병역면제 관련 자료를 본 뒤 청문보고서 채택 문제를 논의하겠지만, 청문보고서 채택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바른미래당 법사위원인 오신환 원내대표 역시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거짓말을 한 게 확인됐다”며 “윤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과거 김태호 전 국무총리 후보자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을 모른다고 하다가 골프를 친 사실이 확인돼 낙마했다. 윤 후보자도 같은 케이스”라며 “민주당이 동의하면 부적격으로 청문보고서를 채택할 수는 있지만 이도 저도 아니면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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