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한 세력 거느린 현역 프리미엄 누르기엔 역부족…무소속 출마 반발땐 속수무책

자유한국당 공천혁신소위원회 김선동 위원장이 지난 6월 2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소위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내년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공천룰과 인재영입, 정책 등에서 혁신을 강조하며 중도층 유권자를 향해 구애를 하고 있지만 정작 공천룰에 따른 현역 물갈이 효과는 미비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최근 발표한 공천룰에서 ‘현역의원 전원 당내경선’과 공천심사와 경선 모두에서‘정치신인 20% 가산점’등을 내세웠고, 한국당은 민주당보다 공천룰 발표가 늦어진 대신 여성·청년·장애인에 대한 배려 및 가산점을 강화하는 내용의 더 혁신적인 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여성·청년 등에 대한 20% 신인 가산점으로는 프리미엄이 상당한 현역의원을 누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이는 빨라도 내년 1~2월경 실시 되는 경선을 하려면 1월에 당원명부가 폐쇄되는데 신인들은 경선에 참여하는 책임당원(6개월 이상 당비 1000원 납부, 한국당은 3개월)을 늦어도 다음 달까지 모집해야 하는 데다 현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지역에서는 힘겨운 상황이다.

여기에 현역의원들 다수는 최소 수천 명의 책임당원과 자신이 공천권을 행사한 지방의원들을 거느리고 있어 고작 20% 가량의 신인 가산점으로는 상대하기가 힘겨운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민주당 안처럼 최소 현역의원 하위 20%를 정리해 그곳에서 여성·청년·장애인들이 경합하거나 현역의원이 없는 빈 곳이나 현역 불출마 지역을 중심으로 신인들을 공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이마저도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이 무소속 등으로 출마할 경우 파괴력이 상당할 수밖에 없어 중앙당 차원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실제 지난 20대 총선에서 여성공천을 받았던 대구 수성을 지역의 이인선 후보(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는 공천탈락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주호영 의원에게 패했다.

하지만 경북 포항에서 여성 몫으로 공천을 받은 김정재 후보는 현역이었던 이병석 의원의 불출마로 금배지를 달았다.

또, 장애인 몫으로 대구 북구을에 공천을 받았던 한국당 양용모 후보는 당 지도부가 선거를 불과 20여 일 앞두고 지역구를 대구 북구갑에서 북구을로 변경하는 바람에 당시 무소속이었던 홍의락 의원(재선·현 민주당)에게 대패했다.

이처럼 신인 가산점이 현역이 출마할 경우 성공확률이 희박해지면서 일각에서는 여성·청년·장애인을 배려하기 위해서는 당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한국당의 경우 현재 내년 총선에서 현역이 공석인 지역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이완영 전 의원의 고령·성주·칠곡과 현재 구속 중인 최경환 의원의 경산지역이 정치신인들에 최적의 선망 지역으로 꼽힌다. 또,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경북지역 중 유일하게 민주당에 자리를 뺏긴 구미지역의 장석춘(구미을)·백승주(구미갑) 의원의 지역구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처럼 신인 가산점이 유권자들의 현역의원 물갈이 요구에 효과가 없는 것으로 분석된 가운데 과연 경북·대구지역에서 여성·청년 몫의 지역구가 어느 곳에, 몇 곳이나 나올지 주목된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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