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숙 기획자(ART89)
김경숙 기획자(ART89)

과학기술의 시대, 예술과 기술(과학의 융합)의 만남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1990년대 이후의 세대들은 컴퓨터를 이용한 멀티미디어(multimedia·문자, 그림, 소리, 동영상 등의 정보 매체를 복합적으로 만든 장치나 기술)에 익숙해져 있다.

2018년 안동에서 50人전을 기획하였다. 여러 작가 중 조세민 작가가 미디어 아트로 참여하였다. 작가는 VR(Virtual Reality·가상현실) 작업을 하는데, 이미지들의 동작을 스톱 모션 방식으로 한 땀 한 땀, 마디마디 작업하여 작품을 완성한다. 작품의 영상을 보면 하나의 연결된 동작이 끝나면 또 그 동작이 연결되어 반복되고….

이미지의 춤사위는 몰입되고 자연스럽게 중독되어 진다.

‘우리 사회는 인간(실제)을 추구하던 끝에 시스템(가상)만 남았다. 이런 시스템의 공동체가 생산하는 희망이 오히려 판타지라고 말하는 작가는 디지털 작업을 통해 스스로를 구원할 주술적 공간을 창조했다. 360°VR 게임 형식의 인터랙티브 3D 작품인 「판토맷 우주방」은 말하자면 작가의 비눗방울 속 우주이다. 자연물보다 인공물에 익숙하고 현실보다 가상의 세계에서 놀았던 게임 1세대로서 디지털 매체를 통해 작업의 영역을 넓혀가는 시도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휴대폰이 장착된 3D 안경을 끼고 관람자가 고개를 움직여 시작 버튼에 시선을 꽂으면 디지털 사운드와 함께 판토맷 우주방으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 관람자는 자신의 의지대로 판토맷 우주방 안에서 벌어지는 축제를 360도 전 방향에서 관람할 수 있다. 작가가 열어놓은 축제와 제의의 공간을 공감각적으로 체험하며 관람자는 자신의 우주를 열 수 있는 단 서를 얻는다’ - 조세민 작가
 

조세민 作 판토맷 우주방   360도 VR   게임형식의 인터랙티브 2015
조세민 作 판토맷 우주방 360도 VR 게임형식의 인터랙티브 2015

사회는 그 시대의 문화와 예술이 긴밀히 연결되고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다. 미디어 아트처럼 음악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연예 기사에 세계가 열광하는 한국인 뮤지션 기사가 났다. 미국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DJ겸 ‘일렉트로닉 프로듀서’인 예지(Yaeji)라는 뮤지션이다. 영국 BBC ‘사운드 오브 2018’에 선정되었는데, 북아메리카 투어, 유럽과 영국 공연을 모두 매진시키며 순회 콘서트 중이다.

킬링 트랙 ‘드링크 아임 시핑 온(Drink I‘m sippin on)’에 나오는 한국어 가사 “그게 아니야”를 들어보면 주문처럼 들린다.

피츠버그의 카네기 멜론 대학교(Carnegie Mellon University)에 입학 순수 미술과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전공하고 로컬 일렉트로닉 뮤직 커뮤니티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녀는 미술과 음악을 접목 시키고자 했으며, 다양한 소재 안에서 음악의 아이디어를 찾는다.

EDM은 일렉트로닉 댄스(Electronic Dance Music)의 줄임말이다. 클럽 등에서 춤추기 위한 목적의 음악을 일컫는다.

EDM은 전자음악인 일렉트로니카(Electronica) 음악에 속한다. 이디엠에는 테크노(Techno), 하우스(House), 덥스텝(Dubstep), 트랩(Trap), 트랜스(Trance)등이 있다.

 

 

조세민 作 하지만 희붐한 춤사위(But,a faint dance) 리프모션 트래킹 VR 2019

 

예지(Yaeji)의 음악 쟝르는 주로 하우스(House), 트랩(Trap)이지만 하나의 쟝르로 정의 내리진 않는다. 하우스는 1980년대 중반 이후 만들어진 댄스 음악으로 분당 128비트 정도의 춤추기 좋은 적당한 템포가 있다. 트랩은 힙합에서 출발했지만 일렉트로닉 뮤직의 영향을 받아 이디엠 음악으로도 발전했다.

다른 쟝르 예술과의 교류와 기술 융합을 통해 지금의 현대 미술(또는 예술)은 흘러가고 있다. 그리고 예술의 각 쟝르 간 다양성을 인정한다.

붓으로 그리고, 미디어로 예술하고 EDM을 통해 음악을 한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현재와 미래가 중요하지만 항상 시대에 따라서 사회 전통과 관습은 변화해 왔다. 지금은 불편하고 인식하지 않아 사라졌던 일이 예전에는 중요한 일이기도 했다.

시점을 바꾸어 보자.

‘상대나 상황을 상상하는 것만이 시점의 변환은 아니다. 옛 시대의 것을 되새겨 보는 것도 시점을 바꾸는데 큰 도움이 된다.’-괴테

친정엄마가 좋아했던 트로트 가수 김연자(그녀의 나이는 만 60세다)는 모 대학 축제에서 ‘아모르 파티’ 노래를 불렀는데 대학생들의 떼창(함께 부르기)을 이끌어 내었다.

아모르(Amor)는 라틴어로 ‘사랑’을 뜻하고, 파티(Fati)는 ‘운명’을 뜻한다.

김연자의 ‘아모르 파티’ 노래는 트로트와 힙합을 콜라보(공동)하였는데 기성세대의 트로트에 EDM의 리듬으로 젊은 세대들과 공감하였다.

‘나이는 숫자 마음이 진짜/ 가슴이 뛰는 대로 가면 돼’

Amor Fati(運命愛·운명애) : das sei von nun an meine Liebe!(이것이 나의 사랑이 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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