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식용 철폐" 연대, 12일 3㎞ 구간 대규모 행진 집회
상인들 "손님 몰리는 가장 중요한 날 싸움날까 걱정"

대구동물보호연대는 오는 12일(초복) 대구 북구 칠성시장에서 개식용 철폐 집회를 연다.
“가게 바로 앞까지 와서 집회를 여니 손님들과 싸움이 나죠”

지난 9일 찾은 대구 북구 칠성시장 내 일명 ‘개골목’에서 한 상인이 오는 12일(초복) 동물보호단체의 집회를 두고 우려를 나타냈다. 대구동물보호연대(이하 연대) 회원들이 지난해 7월부터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마다 개식용 철폐 집회를 열면서 상인뿐만 아니라 손님들과도 갈등을 빚고 있어서다.

특히 올해 초복에는 연대뿐만 아니라 서울과 부산 등 전국에서 찾아온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함께 행진집회를 진행하는 등 규모가 커져 이에 반발하는 상인들과 마찰이 예상된다.

연대는 칠성시장 개골목부터 칠성지하도, 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을 거쳐 대구시청에 도착하는 총 3㎞ 구간 행진집회를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대규모 집회가 예정됨에 따라 경찰은 인력 200여 명을 배치, 집회·행진 간 충돌 사태를 방지할 계획이다.

하지만, 식용견 판매가 주업인 상인들은 우려는 돈벌이다. 손님이 몰리는 초복 당일 연대의 집회가 진행되면 특수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지난 5월 25일 개식용 철폐 집회를 진행한 연대회원들과 반발집회를 연 대한육견협회가 한 차례 충돌하면서 개골목 일대에 소동이 일기도 했다.

보신탕집 인근 영양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전에는 연대 회원들이 영업장 앞에서 10여 분 동안 식사하는 손님들에게 직접 항의하기도 했다”며 “보신탕을 먹는 손님들은 음주를 겸하는 경우가 많아 집회 참가자들과 언쟁을 벌이거나 실랑이가 곧잘 발생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초복은 보신탕·영양원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는 손님이 몰리는 가장 중요한 날인데 집회가 있다고 하니 걱정이다”며 근심이 가득한 속내를 드러냈다.

연대는 예정대로 초복 집회를 진행하고, 식용견 철폐투쟁집회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연대 관계자는 “이번 초복 대집회에는 사람들이 더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충돌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경찰은 지난 5월 연대와 대한육견협회 간 충돌에 대한 사실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초복 집회로 우려되는 마찰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대한육견협회 맞불집회는 예정돼 있지 않다”면서 “시장이라는 제한된 공간을 고려해 적절한 인력을 투입하고, 연대와 상인·시민 간 마찰을 방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개골목이 있는 칠성원시장, 경명시장 상인들이 최근 시장 내 부지를 개발하는 정비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보신탕 상가 일부만 포함돼 상인들과 연대 측 간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비사업조합 관계자는 “지난달 10일 시장 내 부지 7884.36㎡를 개발할 목적으로 정비사업조합을 만들었고, 판매시설을 비롯해 오피스텔, 교육연구시설을 짓는 정비사업을 북구청에 신청했다”며 “정비사업 신청지역에는 보신탕을 판매하는 상가 2곳만 포함됐다”고 설명했다.조한윤 기자

조한윤 수습기자
조한윤 기자 jhy@kyongbuk.com

소방, 경찰서, 군부대, 시민단체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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