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천의 세상이야기] 트럼프, 대선 위해 북 핵보유 묵인하나
[유천의 세상이야기] 트럼프, 대선 위해 북 핵보유 묵인하나
  •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 대표·언론인
  • 승인 2019년 07월 11일 16시 27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7월 12일 금요일
  • 19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 대표·언론인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 대표·언론인

최근 미국 워싱턴포스트와 ABC 방송이 미 국민 1008명을 대상으로 공동 실시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지지도 설문조사에서 지지율이 절반에 못 미치는 44%로 나타났다.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의 양자 대결에서는 10%포인트나 뒤지는 결과가 나왔다. 이 조사에서 트럼프의 외교정책에 반대한다는 응답자도 55%나 되었다. 양 언론사가 설문조사를 실시한 기간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판문점에서 만나 북한 땅을 밟고 핵 협상 재개를 합의한 역사적 기간에 조사가 이뤄졌었다. 그럼에도 트럼프 지지도가 민주당 바이든 전 부통령에 43%대 53%로 10% 포인트나 뒤진 결과가 나왔다. 언론들은 트럼프가 이 설문조사 결과 보도에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했다. 좌충우돌식 트럼프의 외교정책이 지금까지 미 국민들로부터 호응보다는 분쟁만 일으킨 실망의 결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미-중 통상전쟁, 미-이란 핵협정 파기 등 국제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 외교 마찰이 내년 대선을 향한 트럼프의 발목을 잡아당기고 있다. 이 와중에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도 김정은의 ‘살라미 전술’에 휘말려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로서는 낙제점을 받고 있는 국제문제 해결의 성과를 빠른 시간 안에 달성해 미 국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는 북핵 문제에 총력을 기울이는 외통수 전략뿐 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왜냐하면, 트럼프는 지난달 말 판문점에서 김정은과의 ‘깜짝 쇼’ 회동으로 지난 4월 39%였던 국정 지지도가 이 회동으로 5% 포인트나 오른 역대 최고치(44%)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트럼프로서는 앞으로 김정은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이번 판문점 회동의 ‘깜짝 쇼’ 같은 최고의 약효를 낼 수 있는 이벤트를 찾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내년 대선에 가장 효과적이고 외교적 치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북핵 문제로 귀착되고 있다. 선거 기간 중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도록 김정은을 다독거리는 방법으로 핵 동결론이나 핵 보유 묵인론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30일 뉴욕타임스가 ‘핵 동결론’이 트럼프 행정부 안에서 논의돼왔다고 보도를 한 데 이어 워싱턴의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가 지난 2일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북한의 ‘대랼살상무기(WMD) 동결’을 거론했다는 보도를 내면서 핵 동결론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금 워싱턴 정가에선 ‘북핵 동결론’ ‘스몰딜론’ ‘북한 핵보유국 묵인론’이 이슈를 이루고 있다. 문제는 북한 측이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와의 판문점 실무 협상에서 “앞으로 한국은 북-미간 핵 관련 논의에서 빠지는 게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해 왔다는 점이다. 이런 메시지는 북한이 앞으로 있을 비핵화 협상에 한국의 개입을 거부한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핵화협상에서 한국 배제론은 트럼프가 판문점 회동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밝혔었다. 트럼프는 “미국은 비핵화 실무협상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 및 한국 관계자들과도 접촉을 하겠지만 초기의 대화는 대부분 북-미 사이에서 직접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었다. 사실상 실무협상에 한국을 배제하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표시한 것으로 볼 수가 있다. 한국 정부 배제는 판문점 회담 때부터 이미 이루어졌었다.

북핵의 직접적 피해국이 될 대한민국 땅에서 열린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민국 대통령이 제외된 채 북·미 정상이 53분간이나 회담을 가진 사실만으로도 알 수가 있다. 이 회담으로 북핵회담에 대한민국의 존재감은 미미해졌다. 앞으로 북한이 한국을 제치고 미국과 직접 거래를 한다는 ‘통미봉남(通美封南)’으로 나갈 경우 김정은이 핵 동결을 얻어내어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면 대선을 앞둔 트럼프는 ‘북핵위협이 사라졌다’는 외교적 성과를 국민들에게 내세우기 위해 김정은과 핵 동결을 맞교환하는 선에서 절충점을 찾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가 없다. 사태가 이렇게 되자 한국 정부 측에도 몸이 달아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지난 8일 비건 대표를 만나기 위해 독일로 떠났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지난 3일 국회에서 미국의 ‘핵 동결론’에 대해 “이것은 완전한 핵 폐기로 가는 한 단계로 이해하고 있다”고 핵 동결론의 의미를 축소하는 발언까지 했다. 한반도 평화론을 주장해온 문재인 정부는 5천만 국민의 생존권이 달린 북한 핵 문제를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국민에게 해답을 할 차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