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인, 1338명 대상 설문조사, 기업형태는 중소기업이 79% 달해
연봉 등 조건 불만족 30.8% 취업포기자 32.9% "후회"

최근 수년간 계속되는 최악의 취업난으로 인해 눈높이를 낮춰 응시하거나 ‘무조건 합격하고 보자’는 사회적 현상이 또 다른 문제를 양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직 시험에 합격하고도 입사를 포기하는 사례가 40%에 이르는 데다 취업을 하더라도 1년 내 이직 등을 위해 조기 퇴사하는 사례도 30%를 넘어 정작 취업해야 할 사람이 탈락하고, 기업으로서는 또다시 채용활동을 해야 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합격하고도 취업을 포기한 사람들의 33%가량은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는 등 취업준비생들이 보다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에 따르면 입사시험 최종 합격 경험이 있는 구직자 133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의 40%가 ‘입사를 포기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포기경험이 있다는 응답자의 포기 경험 횟수는 평균 2.1회나 됐다.

특히 기업형태별 포기경험에 대한 조사에서 79.3%(이하 복수응답)가 중소기업이었던 반면 중견기업(17.0%)·공기업·공공기업(6.9%)·대기업(6.0%)·외국계 기업(2.2%)의 포기율은 극히 낮아 중소기업은 인재채용과정에서부터 설움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합격하고도 입사를 포기한 이유로는 ‘연봉 등 조건 불만족’이 30.8%로 가장 많았고, ‘직무가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27.9%)’와 ‘더 가고 싶은 곳이 있어서(27.7%)’라는 답변도 비교적 많았다.

합격하고도 취업하지 않은 사람 중 32.9%는 이후 구직을 하지 못하면서 ‘취업 포기를 후회한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취업준비의 시작 잡코리아(대표 윤병준)가 최근 알바몬과 함께 조사한 ‘2019년 상반기 신입직 취업성공률 현황’설문에서도 합격했지만 ‘다른기업으로 구직활동을 할 것’이라는 답이 35.8%에 달해 사람인 조사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특히 이 조사에서 중소기업 합격자의 41.4%가 ‘다른 기업으로 계속 구직활동하겠다’고 답해 취업준비생들의 중소기업 기피현상을 재확인시켜줬다.

합격하고도 입사를 포기한 이유 1위로 꼽힌 ‘연봉 등 조건 불만족’은 사람인이 이에 앞서 조사한 ‘눈높이 낮춰 입사지원 한 경험’설문조사 결과와 연결됐다.

이 조사에 응답한 구직자 2830명 중 77.9%가 ‘눈높이를 낮춘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눈높이를 낮춘 취업조건 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연봉(초봉)수준’이 59.4%로 압도적 1위에 올랐다.

‘연봉 수준을 얼마나 낮췄나’라는 질문에 대해 희망 연봉 수준 평균 3099만원 보다 약 413만원 적원 평균 2686만원까지 낮춘 것으로 조사됐다.

또 눈높이를 낮춰 합격했지만 입사를 포기하겠다고 답한 사람도 22.3%에 이르렀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사람인이 최근 1년간 신입사원을 채용한 기업 416개사를 대상으로 ‘신입사원중 1년 이내 조기퇴사 경험’에 대한 설문조사결과 무려 74.8%가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입사자 대비 조기 퇴사자 비율이 평균 31.4%에 달해 지난해 같은 시기 조사결과 26%보다 무려 5.4%p나 늘어나 심각성을 더했다.

또 조기퇴사자들의 54%는 3개월 이전에 퇴사한 것으로 답해 조기퇴사자의 절반 이상이 입사 후 곧바로 퇴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기퇴사자들로 인해 기업들이 입게 되는 피해에 대한 질문에서 응답기업의 77.2%(복수응답) ‘추가 채용으로 인한 시간 및 비용 손실’을 꼽았으며, ‘기존 직원의 업무량 증가’‘기존 직원의 사기 저하’‘교육비용 손실’‘업무 추진 차질’‘잦은 채용으로 기업 이미지 실추’등의 답이 이어졌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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