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를 타고 퍼레이드를 펼치는 인도 신랑. [EPA=연합뉴스]
낙타를 타고 퍼레이드를 펼치는 인도 신랑. [EPA=연합뉴스]

인도 델리주가 현지에서 대표적인 낭비 문화로 지적돼 온 결혼식 사치 풍조를 근절하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델리주 정부가 최근 하객 수, 마차 행렬, 음식 제공 등 결혼식 절차와 관련한 규정 초안을 작성했다고 14일 보도했다.

인구의 80%가 힌두교도인 인도에서는 대부분 힌두교 관습에 따라 결혼식을 치른다.

특히 인도의 결혼은 개인보다는 카스트에 기반한 가문 간 의례라는 면이 중시되기 때문에 신랑·신부 측은 예식을 통해 체면을 지키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 때문에 결혼식은 대부분 화려하고 성대하게 치러진다.

결혼식을 치르는 가정은 전 재산의 상당 부분을 관련 비용에 쓸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 최고 갑부인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은 지난해 12월 딸의 결혼식에 1억달러(약 1천180억원)를 써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결혼식은 대개 신붓집에서 열리며 짧게는 3일에서 길게는 일주일까지 이어진다. 첫날에는 신랑이 말이나 낙타, 코끼리 등을 탄 채 밴드를 이끌고 신붓집으로 찾아가는 퍼레이드가 열린다.

델리주는 우선 결혼식장 밖에서는 마차 행렬이나 밴드가 다닐 수 없게 했다. 축포용 총기 사용도 금지했다.

결혼식장과 주차장 크기에 따라 초청할 수 있는 하객 수도 제한했다. 음식도 하객 수에 맞춰 필요한 만큼만 준비하게 했다.

남은 음식은 비정부기구(NGO)를 통해 소외계층에 분배하게 했고 쓰레기 등도 모두 수거하도록 했다.

관련 절차는 결혼식장 입구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촬영된다.

이런 규정을 어긴 예식업체에는 벌금이 부과되며 3차례 위반하면 1년간 자격정지 처벌까지 추가된다. 허가받지 않은 장소에서 결혼식을 열어도 벌금을 내야 한다.

델리주 정부는 최근 인도 대법원이 결혼식에서 지나치게 많은 음식과 물이 낭비된다는 점을 지적한 것과 관련해 이번 조치를 취했다고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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