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의과대학·병원 설립을 위해서는 연구중심 의과대학·병원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방향이 설정됐다. 경북일보가 ‘포항에 의과대·대학병원 설립하라(2018년 4월 12일 1면)’는 제안을 한 이후 1년 3개월 만에 구체적인 방향이 설정됐다. 11일 마침내 ‘포항지역 의과대학 설립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 착수보고회’가 열렸고, 의과대학 설립 타당성 검토에 들어간 것이다.

포항은 제4세대방사광가속기와 포스텍 등 우수 연구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 연구중심 의과대학·병원을 설립하기에 적합하고 다른 지역과 차별화도 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11일의 보고회에서 용역 주관사인 ㈜캡스톤브릿지 고주형 대표가 △의과대학 설립 및 연구중심병원 지정 단계별 추진 전략 △의과대학 및 연구중심병원 신설 필요성, 여건 및 현황 △의과대학 및 연구중심병원 특성 및 규모, 연구중심 병원 지정효과(장·단점) 등 연구 방향에 대한 보고를 하고 타당성 검토에 들어갔다.

포항시는 의과대학이 없는 전국 도시 중 가장 인구가 많은 도시라는 오명을 갖고 있다. 지역 의료수준의 향상을 위해서는 의과대학 설립과 대학병원의 설립이 급한 상황이다. 포항보다 도시 규모가 작은 진주시(경상대학교병원)와 강원도 원주시(원주 연세대 세브란스 기독병원), 전북 익산시(원광대학교병원), 제주시(제주대학교병원) 등 4개 도시에 대학병원이 있다. 이들 도시는 인구가 포항(52만여 명)보다 훨씬 적다. 진주시(35만여 명), 원주시(34만여 명), 익산시(29만여 명), 제주시(49만여 명) 등이다.

복지부의 ‘제1차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2016~2020년)’ 자료를 보면 2014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의사 수는 전국 평균 172명이다. 지역별로 경북은 116명, 울산은 123명 등에 불과한 데 반해 서울은 267명 등으로 지역 간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인구 50만 명이 넘는 포항지역도 지역 형평의 원칙으로 반드시 의과대학이 설립돼야 한다.

11일 보고회에서 최재원 부산대 교수는 “포항지역 대학 설립추진은 포스텍 연구진의 활로를 만들어 주고 핵의학 등 차별화된 최신 의료 연구중심 대학으로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상임부회장은 “포항은 신약과 소재 등을 콘텐츠화 강점을 활용하는 전략으로 나가야 한다”고 조언을 했다.

포항시가 이제 의과대학·병원 설립의 실질적인 절차에 들어갔다.

이번 타당성 조사는 포항지역의 의과대학 설립 필요성, 포항지역의 특성과 의료여건, 제4세대 방사광 가속기 등 지역의 우수한 R&D 기반시설을 활용한 의과대학 및 부속병원의 기능과 규모, 설립비용, 운영방안 등을 다 각도로 분석해 설립 타당성을 평가할 계획이라고 한다.

인구 50만 명이 넘는 도시에 의과대학이 없는 도시는 포항 밖에 없다. 연구용역의 방향을 포항의 각종 인프라를 활용한 연구중심 의과대학·병원으로 잡은 것은 매우 현명한 일이다. 포항시는 물론 경북 정치권, 시민이 하루빨리 의과대학과 병원이 설립되게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