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읽어주는 남자] 오페라 지휘자의 세계
[오페라 읽어주는 남자] 오페라 지휘자의 세계
  • 최상무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
  • 승인 2019년 07월 16일 15시 44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7월 17일 수요일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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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무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
최상무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
최상무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

지휘자(conductor)는 관현악이나 합창과 같이 많은 사람이 함께 연주를 할 때 손이나 몸동작을 통해 그들의 연주를 하나로 통일시켜주는 연주자이다. 지휘자는 단순하게 연주의 시작이나 박자, 리듬 등을 통일할 뿐 아니라, 강약을 통한 다이나믹한 음악적 표현으로 연주자들을 이끌어 작곡가를 통해 작곡 되어진 작품을 새롭게 재창조해내는 최고의 연주가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중세 손으로 선율의 움직임을 지시하던 시기에서 르네상스 시기의 탁투스를 메트로놈적으로 나타내는 즉 단순히 박자를 알려주는 역할의 지휘법 시대를 거쳐, 17·18세기에는 통주저음을 맡는 쳄발로 주자나 오르가니스트 등이 지휘자의 역할을 겸하기도 했었다. 현대처럼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앞에서 지휘를 하는 모습은 19세기 초에 들어서 나타났으며 직업적인 지휘자는 19세기 후반이 되어서야 등장하였다.

르네상스 시기의 오페라 지휘는 작곡가들이 직접 맡아 하는 것이 통상적이었는데 이 시기 유명한 작곡가로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베토벤, 프란츠 슈베르트, 하이든 등이 있다. 17세기에 유럽의 다양한 나라 다양한 도시에서 유행처럼 오페라 극장들이 지어지고 오페라를 통해 발전한 교향곡(symphony)이라는 장르가 지금과 같은 형식을 갖추게 되면서 오페라와 함께 많은 곡들이 만들어지게 된다. 작곡가들이 그 많은 극장을 돌아다니며 다 지휘를 할 수가 없고 또 그들 사후에도 곡들을 연주하려고 하니 작곡가가 아닌 다른 사람이 연주를 이끌어 가야 하는 상황들이 발생하면서 지휘자가 절실하게 필요하게 되었다.

1900년 초에야 서양 음악이 들어온 대한민국에서 지휘자의 중요성을 새로이 인식하게 된 계기는 아마 1974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2위에 입상했던 피아니스트 정명훈이 1976년 뉴욕 청소년 교향악단을 지휘하면서 지휘자로 전향했을 때일 것이다. 정명훈이란 지휘자 이후로 대한민국에서는 피아노, 작곡, 악기 등 다양한 전공자들이 지휘를 배우기 시작했고 그들이 해외에서 체계적인 지휘 공부를 하면서 우수한 연주자가 많기로 유명한 대한민국에도 30대의 젊은 유능한 지휘자들이 유럽의 극장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지난 7월 11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제14회 장애인 돕기 자선음악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공연 10일 전, 갑자기 이탈리아에서 오기로 약속한 지휘자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참여가 불가능한 상황이 생겼다. 특단의 조치로 유럽에서 활동 중인 한국의 젊은 지휘자를 찾기 시작했고 그 결과 지휘자 지중배(37세)씨가 함께 공연을 하게 되었다. 갑작스런 지휘자 교체로 걱정스러운 면이 있었으나 다행히 공연의 결과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상주단체인 디오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매년 다양한 오페라 공연을 무대에 올리며 유럽의 우수한 지휘자들을 많이 경험해 왔다. 그런데 그들 또한 지중배 지휘자의 실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이날 공연을 보기 위해 오페라하우스를 가득 메운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와 환호로 그의 지휘에 화답해주었다. 지중배씨는 서울에서 태어났으나 아버님의 고향이 대구여서 어린 시절 아버님을 따라 대구에 온 기억이 난다며 우리 고장에 대한 친근감을 표하기도 했다. 유럽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젊은 지휘자들은 독일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지중배 지휘자뿐 아니라 오스트리아 인스부루크 티롤주립극장 수석 지휘자로 활동 중인 우리 지역 출신 홍석원(36세)씨 그리고 스페인 왕립극장 부지휘자인 김은선(38세)씨도 재능 있는 젊은 지휘자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언젠가 이들이 돌아와서 활동할 수 있는 세계적인 극장들이 우리 고장을 비롯해 대한민국에 많아지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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