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은 억지 중단하고 '백색국가 제외' 철회하라
日은 억지 중단하고 '백색국가 제외' 철회하라
  • 연합
  • 승인 2019년 07월 16일 16시 53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7월 17일 수요일
  • 19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본이 대(對)한국 수출규제 대상을 전략물자 전체로 확대하겠다고 예고한 시한이 눈앞에 닥쳤다. 일본은 오는 24일까지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국가안보상의 우호 국가(백색국가)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일본의 입장이 변하지 않을 경우 국무회의 의결과 공포를 거쳐 다음 달 22일쯤에는 관련 법안이 발효된다. 이렇게 되면 규제가 적용되는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뿐 아니라 1천100여개 품목에 달하는 전략물자를 일본으로부터 수입할 때 일일이 일본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누구의 피해가 더 클 것인지를 떠나 두 나라 가운데 어느 한쪽에라도 도움이 되기는커녕 양국 경제, 나아가 쌓아온 국제무역질서까지 뒤흔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과거사 문제에 경제보복 카드를 꺼내든 일본 정부는 사태가 더는 확산하지 않도록 한국을 백색국가 명단에서 빼려는 시도를 철회해야 한다.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 명단에서 빼려는 조치를 예고하면서 내놓은 논리는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등 전략물자의 북한 밀반출 의혹이다.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따른 양국의 신뢰 관계 훼손도 거론했지만, 이는 자유무역을 추구하는 세계무역기구(WTO)의 수출규제 규범 어디에도 없다. 다만, 자기들이 판단할 때 정부 간 협정인 한일 청구권 협정을 거스른 판결에도 아무 대응을 하지 않는 한국 정부를 신뢰할 수 없다는 점을 부각해 수출규제를 합리화시키려는 수단으로 악용했다. 일본은 전략물자 북한 반출설을 흘리며 우리를 믿을 수 없는 국가로 낙인찍으려 했지만, 오히려 자기들의 유엔 대북제재 결의 위반 사례만 다수가 밝혀졌다. 지금까지 일본이 주장한 수출규제 근거 자체가 모두 설득력을 잃었다.

날이 갈수록 일본 주장은 허구성만 드러내고 있다. 수출규제 자체의 정당성이 부정당하는 것을 넘어서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마저 든다. 일본이 한국 경제의 핵심 경쟁력인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과 첨단산업 분야에 타격을 줘서 한국의 일본 추격을 견제하려 한다는 심증도 괜한 게 아니다. 관련 업계에서는 다음 타깃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외에 탄소섬유, 공작기계, 접착제·도료 등 정밀화학 소재가 다음 타깃이 될 것이라는 얘기까지 돌고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와 마찬가지로 일본이 전략 물자의 수출 허가권을 틀어쥐고 한국 경제를 쥐락펴락하려 들면 일본 기업들도 큰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점을 일본 정부도 모를 리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한국경제가 한단계 도약하려고 도모하는 시기에 일본이 우리 경제성장을 가로막고 나선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한 것도 이런 인식의 흐름에서 나왔을 것이다. 일본이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첨단소재 수출규제로 보복한 것이나 국가안보상 우호 국가 명단에서 한국을 빼려는 것 모두가 근거도 부족하고 명분도 없다. 이미 규제가 적용되는 반도체ㆍ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은 추후 협의하더라도 백색 국가에서 한국을 빼려는 시도는 당장 철회돼야 한다. 이런 시도는 경제 차원을 넘어 한ㆍ미ㆍ일 안보 공조의 틀을 깨는 중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일본이 아무리 경제 대국이라도 막무가내식 힘의 논리로는 서로에 대한 증오만 불러올 뿐이다. 두 나라는 감정적 언어까지 사용하며 할 수 있는 말들은 이제 거의 다 했다. 이번 사태를 치킨게임으로 가도록 놔둬서는 안 된다. 수출규제 당사자인 일본이 최소한 추가 보복 시도는 접어야 출구를 찾을 수 있다.
 

연합의 다른기사 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