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일대에서 ‘2019 대구치맥페스티벌’이 열렸다. 한 부스에 설치된 치킨을 튀겨주는 로봇이 시민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대구치맥페스티벌이 17일 화려한 막을 올린 가운데, 한 업체가 축제를 찾은 이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바로 직접 치킨을 튀기는 ‘로봇’이다.

축제 첫날, 치맥페스티벌에 참가한 한 업체의 매장에는 175℃의 뜨거운 기름 앞에서 땀을 흘리는 직원이 없다. 로봇이 사람을 대신해 철망에 담긴 닭 조각을 튀겨 주기 때문이다.

직원이 철망에 가루를 묻힌 닭 조각을 담고 기기화면을 조작하자 로봇이 철망을 집어 뜨거운 기름에 넣어 조리를 시작했다.

사람을 대신한 로봇 2대가 닭을 튀기자 치맥페스티벌을 찾은 방문객들이 신기한 듯 조리과정을 계속 지켜봤다.

로봇이 닭을 튀기는 과정을 사진으로 찍거나 동영상으로 촬영하는 시민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한 시민은 “사람이 아니고 로봇이 닭을 튀기는 것은 처음 봤다”며 “신기하고 아이디어가 기발하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페스티벌이 시작되자 일명 ‘치킨봇’이 만든 치킨을 먹기 위한 행렬이 이어졌다.

디떽 점장 박미숙(46·여)씨는 “처음으로 시민들에게 치킨봇을 보여주는 자리인데 생각보다 반응이 뜨겁다”며 “우리 업체가 개발한 기술로 만든 치킨에 관심을 가져줘 감사하다”고 웃음을 지었다.

이날 페스티벌을 찾은 시민들이 흥미롭게 바라본 ‘치킨봇’은 원정훈(49) 대표가 지난 2017년 12월부터 구상해 지난해 8월에 개발에 성공한 제품이다.

원 대표는 로봇을 치킨 산업에 접목한 이유로 한국 치킨이 세계적으로 맛있기로 소문나 있고, 세계화에 유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통신·비대면 소프트웨어 기술자였던 그는 앞으로 다가올 4차 산업혁명 분야로 로봇산업이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여기에 자신의 요식업 경험을 더했고, 로봇셰프 치킨 프렌차이즈 ‘디떽’을 창업하게 됐다.

업체명은 아이디어를 낸 달인 12월(December)과 자신이 전공한 디자인(design), 치킨봇을 만들어낸 디지털(digital) 등 단어를 조합해 디떽(Dddeck)이라고 정했다.

원 대표는 “조리과정 중 위험하고 노동강도가 높은 부분만 로봇이 대신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로봇을 개발하게 됐다”면서 “직원이 조리방법 따로 배우지 않아도 버튼만 누르면 튀김 조리가 가능하다”고 자랑했다.

이어 “기술개발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적용할 사업분야에 대한 이해와 브랜드 자체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 것이 IT·로봇 기술을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핵심이다”며 “4차 산업혁명은 없는 것을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불편함을 해소하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고”고 강조했다.조한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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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윤 기자
조한윤 기자 jhy@kyongbuk.com

소방, 경찰서, 군부대, 시민단체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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