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PGA 진출이 꿈…집중하고 발전해 목표 이룰 것"

코리안투어 KEB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을 차지한 서요섭선수가 프로 데뷔 첫 승을 올렸다. 16일 오후 대구 상인골프연습장에서 서 프로가 우승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코리안투어 KEB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을 차지한 서요섭선수가 프로 데뷔 첫 승을 올렸다. 16일 오후 대구 상인골프연습장에서 서 프로가 우승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한타한타 집중해 치다 보면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제가 상금 1위라는 게 아직 믿어지지 않습니다."

올해 KPGA 코리안투어는 상반기 열린 10개 대회 우승자 얼굴이 모두 다를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열기가 뜨겁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상금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선수가 바로 대구 출신 서요섭 프로(23·비전오토모빌)다. 

1996년 생인 서 프로는 대구 영신·초·중·고를 졸업한 대구 토박이다. 

지역 대표 프로 골프 선수가 되고 있는 서 프로는 올해가 잊을 수 없는 해가 되고 있다. 지난달 16일 끝난 KEB하나은행인비테이셔널 대회에서 최종 합계 13언더파 271타의 성적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지난 2016년 코리안투어에 참가한 뒤 4년, 37번째 대회만의 우승이었다. 또한 올 시즌 총 10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준우승 각각 1번씩과 톱25 2번을 기록하며 누적 상금이 3억6913만 원으로 1위에 올라있다. 

지난 16일 대구 달서구 소재 골프연습장에서 서 프로를 만나 골프 이야기를 들어봤다.

코리안투어 KEB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을 차지한 서요섭선수가 프로 데뷔 첫 승을 올렸다. 서 프로가 16일 오후 대구 상인골프연습장에서 경북일보와 인터뷰 후 퍼팅 연습장에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코리안투어 KEB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을 차지한 서요섭선수가 프로 데뷔 첫 승을 올렸다. 서 프로가 16일 오후 대구 상인골프연습장에서 경북일보와 인터뷰 후 퍼팅 연습장에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초등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 부모님 지인이 연습하는 골프연습장에 따라갔다가 재미삼아 쳐 본 것이 지금의 서 프로를 만들었다.

당시 서 프로가 치는 모습을 지켜본 코치가 재능을 알아보고 골프 입문을 권했고, 초등 2학년 때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갔다.

골프를 치기 전 1년 정도 검도를 배웠던 데다 막대기 등 각종 용구로 하는 것을 스포츠를 유독 좋아한 것이 골프로 이어진 셈이다.

연습장이 집에서 차로 20분 거리여서 부모님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 혼자 버스 타고 밤늦게 집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숱했지만 즐겁게 연습에 매진했다.

서 프로는 "어릴 때부터 유독 지기 싫었고 비슷한 나이 때 학생들에게 지지 않기 위해 연습에 집중한 것 같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렇게 했는지 신기하다"고 되돌아봤다.

그런 노력 덕분에 초등 4학년 때 지역 대회 첫 우승을 한 데 이어 5학년 때부터는 전국대회 기록지 가장 위에 자신의 이름을 새기며 기대주로 떠올랐다.

중·고 시절에도 매년 전국 대회에서 1차례 정도 우승했지만 꾸준한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국가대표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던 게 아쉬움으로 남았다.

서 프로는 "어릴 때 키가 작다 보니 무리한 스윙을 하게 되면서 나쁜 습관이 배어 프로데뷔 때까지 고치기 힘들었다"며 기량이 들쭉날쭉했던 원인을 짚었다.

코리안투어 KEB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을 차지한 서요섭선수가 프로 데뷔 첫 승을 올렸다. 16일 오후 대구 상인골프연습장에서 서 프로가 연습에 집중하고 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코리안투어 KEB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을 차지한 서요섭선수가 프로 데뷔 첫 승을 올렸다. 16일 오후 대구 상인골프연습장에서 서 프로가 연습에 집중하고 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잘못된 습관을 바꾸는 방법은 훈련밖에 없었다. 매일같이 이미지트레이닝을 하면서 몸이 스스로 감을 잡을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특정 선수의 스윙을 따라 하기보다 잘하는 선수들의 스윙 중 장점만 가져와 자기 스윙으로 만들었다.

특히 꾸준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힘을 키워온 서 프로는 고교 3년 때 프로테스트를 통과함으로써 프로골퍼로서의 새로운 계기를 맞게 됐다.

서 프로의 가장 큰 장점은 드라이브 거리다. 올해 평균 드라이브 거리가 306.87야드로 KPGA 전체 3위다. 

KPGA에서 집계한 111명의 선수 중 50~60위권 선수의 비거리가 286~287야드가 나오는 것을 고려하면 20야드 정도 더 멀리 날아간다는 의미다.

이는 코스가 긴 파5 홀 세컨드 샷에서 상대적으로 정확도가 높은 짧은 아이언으로도 투온이 가능해 타수를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단점은 그린 주변 공략을 꼽았다. 퍼트는 많이 좋아졌지만 칩샷이 약하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그렇다 보니 거리가 짧은 코스가 더 어렵게 느껴져 휴식기 동안 샷 교정과 짧은 거리에서 경기를 풀어가는 연습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 PGA 진출이 꿈이지만 올해는 일단 국내 대회에 힘을 쏟아 상금 랭킹 1위를 지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PGA 투어대회인 더 CJ컵@나인브릿지 출전과 우승에 대한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곧바로 PGA 투어 1부 진출 자격이 주어지는 만큼 욕심을 부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처럼 후반기 좀 더 대회에 집중하기 위해 거처를 조만간 용인으로 옮길 계획이다.

현재 월·화는 대구에서, 수요일부터 주말까지 용인에서 훈련을 거듭하고 있다.

다른 선수들이 수도권에서 훈련을 하다 보니 이들과 교류하며 함께 발전하기 위해 용인으로 옮기는 것이 유리하다.

이와 함께 대회 정보나 대회 출전 시 적응하기도 좋은 만큼 이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서요섭 프로는 "한 대회 한 대회 집중하고 발전하면 더 큰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도전을 향한 꿈을 불태웠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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