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과원, 110회 목시조사로 종·서식지 규명
한반도 밍크고래·상괭이 등 수온별 35종 서식, 국제적 보호 활발
울릉도·독도 주변 조사 확대

우리나라의 고래류
“우리바다 동해에는 어떤 고래들이 살고 있을까?”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우리나라 한반도 해역에 서식하는 고래에 관한 목시(目視·선박을 활용해 조사원이 망원경으로 고래의 종류·마리수·행동을 관찰) 조사를 지난 6월 29일부터 지난 14일까지 17일간 실시했다.
고래 목시조사에 투입된 수산과학조사선 탐구3호
고래 목시 조사는 2000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20년째를 맞으며, 이번 조사에서는 울릉도·독도 주변 동해 중앙부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수과원 고래연구센터에 따르면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110회 목시조사를 실시해, 주요 고래류 종과 서식지 등을 규명했다.

한반도 연안에는 약 35종의 고래류 발견 기록이 있으며 이중 약 10여 종을 연중 볼 수 있다.
귀신고래 일러스트
주요 서식종으로 동해·서해에는 밍크고래(600~1000마리로 추정), 서해에는 상괭이(1만4000마리), 동해 연안에서는 참돌고래와 낫돌고래(각 2만8000마리·4000마리), 제주도에는 남방큰돌고래(약110여 마리)등 이다.

참돌고래는 연중 분포하며, 낫돌고래는 가을부터 봄 사이에 수온이 낮을 때 보인다.
북방긴수염고래 일러스트
경북 먼바다에서는 큰머리돌고래와 큰돌고래를 볼 수도 있다.

특히, 이번 조사를 마지막으로 지난 20년간 우리나라 한반도 고래연구의 목시 조사선으로 큰 활약을 했던 수산과학조사선 탐구 3호(369t·1992년 진수)가 퇴역할 예정으로 더 큰 의미가 있다.
사할린에서 촬영한 한국계 귀신고래
탐구 3호는 지난 20년간 총 78회의 목시 조사를 수행해 12종의 고래들을 발견했는데 대형고래류인 밍크고래와 소형고래류인 참돌고래, 낫돌고래(동해)와 상괭이(서해·남해)가 우점종(優占種·생물군집에서 그 군집 성격을 결정하고, 군집을 대표하는 종류)임을 확인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동해는 예부터 고래들이 많이 서식해 ‘경해(鯨海·고래바다)’라고도 불렸다.
망원경을 이용해 고래를 찾는 고래센터 조사원들
고대부터 얼마나 다양하고 많은 고래들이 살았는지를 울산 반구대암각화에서도 잘 알 수 있다.

또한 18~20세기 초반 미국 포경선의 항해일지 자료에 따르면 동해는 긴수염고래, 혹등고래, 귀신고래가 무리를 지어 서식했던 곳으로 기록돼 있다.

그동안 수산과학원이 수행한 동해 고래 목시 조사에서 향고래(2004·2015·2017)와 범고래(2001·2015·2017) 등 대형고래 무리가 드물게 목격되기도 했다.

특히 경북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고래가 많이 발견되는 곳으로 4~5월에 밍크고래가 많이 발견되고, 지난 2004년·2017년 포항 호미곷 앞 8㎞ 해상 같은 위치에서 향고래 무리가 두 차례 발견되기도 했다.
2019년 동해 대형고래류 목시 조사 해역도
과거 우리바다에 많이 서식했던 북방긴수염고래, 귀신고래, 참고래 등은 목시 조사기간 동안에 발견된 적은 한 번도 없다.

다만, 2015년 남해 담치양식 줄에 걸린 북방긴수염고래가 구조돼 1974년 이후 우리바다에서 40년 만의 발견으로 기록된 바 있다.

손호선 고래연구센터장은 “최근 국제적으로 고래 보호활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이번 조사를 통해 우리나라 고래 보호활동 성과뿐만 아니라 역사 속에서 사라진 다양한 고래들을 다시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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