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물 녹슬고 파손…위탁업체 재정난에 관리 안돼
시 "계약 남아 어쩔 수 없다"

18일 포항시 남구 송도동 포항캐릭터해상공원 내 시설물이 녹슬고 파손돼 있다.

지난 18일 오후에 찾은 포항시 남구 송도동 포항 캐릭터해상공원은 ‘개점 휴업’ 중이다.

포항을 해양관광도시로 만들기 위해 이강덕 포항시장이 야심 차게 내놓은 이 공원을 찾는 이는 하나도 없었다.

지난 2017년 약 100억원을 들여 만든 해상공원은 불과 1년여 만에 지자체와 시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모습이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들로 꾸며진 놀이기구들은 방수 덮개에 쌓여 공원 한 편에 모여있었고 카페 등 상점들도 굳게 닫혔다.

공원 내 곳곳에 비치된 캐릭터 모형과 시설물들은 제대로 된 관리를 받지 못한 듯 녹이 슬거나 파손된 채 방치돼 있었다.

국비 67억원과 도비 9억원, 시비 25억원이 투입된 포항 캐릭터해상공원은 2012년 7월 국토해양부의 ‘국민여가 휴양지 조성 시범사업’에 선정된 이후 포항시는 이듬해 6월부터 남구 송도동 일원 9090㎡에 조성공사를 시작했다.

18일 포항시 남구 송도동 포항캐릭터해상공원이 방문객 감소로 인해 ‘개점 휴업’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4년에 걸친 공사가 끝난 뒤 지난 2017년 9월 서울에 본사를 둔 한 업체가 위탁운영 맡으며 정식 개장에 들어갔다.

개장 후 첫 2개월가량은 전국에서 1만5000여명의 관광객이 찾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전국적인 인기도 잠시, 포항지진이 발생한 2017년 11월 방문객 수가 1500명으로 급감한 이후 해상공원을 찾는 발걸음은 계속해서 줄어만 갔다.

특히 해상에 구조물을 띄운 한계로 공간이 좁은 데다 눈길을 끌 만한 공연 등 새로운 즐길거리를 마련하지 못해 관객을 유치하지 못한 결과, 최근에는 한 달 동안 공원을 찾은 인원이 수 십명 수준으로 떨어지는 수준에 이르렀다.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김에 따라 계속되는 적자로 고통받던 해상공원에 입점한 상인들도 모두 떠나버렸다.

이에 따라 공원 내 놀이기구와 캐릭터 상품 등에 5억원 가량을 투자한 위탁운영업체 측의 재정난 또한 심각해져 공원유지·관리에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듯 해상공원이 사실상 폐장 수준에 머물며 1년가량 방치되는 동안 공원을 조성한 포항시는 위탁업체와의 계약 기간이 남아 어쩔 수 없다는 안이한 자세로 적극적인 관리에 나설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캐릭터 해상공원 관련 심각성을 알고 있지만 위탁업체와의 계약이 오는 2020년까지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관리업체 교체를 비롯해 공원을 포항 크루즈의 중간 정박지로 활용해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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