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형 일자리 사업이 억지 춘향, 마지못해 이뤄지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정부와 지역 정치권이 올해 상반기 중에 구체적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했지만 7월이 다 가서야 발표를 할 예정이다. 오는 25일 발표를 앞두고 여러 불확실한 루머가 흘러나오고 있다. 그런데도 내년 선거를 의식해 지역 정치권에서는 공치사만 하고 있다니 한심한 노릇이다.

경상북도와 구미시, ㈜LG화학 등은 오는 25일 구미코에서 상생형 구미 일자리 투자 협약을 체결한다. 상생형 구미 일자리는 LG화학이 구미 5 국가산업단지에 배터리 양극재 공장을 건립하는 사업으로 지난 6월 이후 경북도와 구미시, LG 화학 등이 사업 추진을 위한 실무협상을 해왔다.

LG화학의 총 투자 금액과 고용 창출 인원, 경북도와 구미시의 지원 방안 등 세부내용은 협약식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하지만 애초 6월 말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진 협약이 늦어지면서 협상 과정에서의 확인되지 않은 루머들이 돌고 있다.

알려진 구미형 일자리 규모가 5000억 원 투자에 직·간접 고용 창출 인원이 2000명 수준이었지만, 차일피일 발표가 늦어지면서 규모가 대폭 축소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벌써 구미형일자리사업이 광주형일자리 사업의 아류에 그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기업이 정부의 일자리 창출 압력에 못 이겨 투자 흉내를 내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인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구미에 연산 9000t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이미 가동하고 있는 포스코케미칼이 포항에 공장 건립 계획을 접고, 지난 21일 전남 광양에 대규모 양극재 생산시설 투자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포스코케미칼은 광양 율촌산단에 축구장 20개 규모인 16만 5203㎡ 면적의 양극재 공장 조성에 들어갔다. 이 같은 업계 동향을 봐서도 LG화학이 구미에 대규모 투자를 할 것인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LG화학이 전기자동차 등 배터리 주요 부품인 양극재 사업에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지, 투자의 자신감을 보일 것인지가 의문인 것이다.

이런데도 지역 정치권은 생색내기, 공치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니 한심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최근까지도 지역 정치권은 ‘누가 언제부터 LG의 누구와 만났다’는 등의 공치사를 하고 다닌다는 것이다.

구미형일자리 사업에 대한 구미 시민들의 기대가 대단하다. 협약식을 계기로 그동안 침체한 구미 경기가 살아났으면 좋겠다는 소망인 것이다. 지역 정치권과 자치단체는 LG화학이 구미에 적극적인 투자를 할 수 있게 모든 역량을 총 동원해 지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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